한뼘 양생,나이듦 돌봄 죽음 그리고 공부 이희경 솔직히 말하면, 10년 전 한순간의 결정이 내 인생을 꼬이 게 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양생 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 을 것이다. 당시 혼자 살던 어머니가 한밤중에 화장실에서 낙 상하셨는데 뭔가 심상치 않았다. 병원에서는 외상도 문제지 만 넘어진 이유가 훨씬 중요하다면서 미끄러진 건지, 잠시 정 신을 잃은 건지 물었는데 어머니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 다. 그뿐만 아니라 병원에 입원해 있는 몇 달 내내 절망, 분노 자기연민, 우울을 오락가락하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함께 괴롭혔다. 퇴원 후 다시 혼자 지내시게 하는 건 위험했다. 결 국어머니와 살림을 합쳤다. 당시 난 중년의 딸과 노년의 엄마가 서로 의지하며 함께 늙어가는 이름다운 동거를 꿈꿨는지도 모르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