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3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김영옥 철들지 않는 남자들 - 돌보지 않고 철들 수 있을까 57 한국학자 김열규는 죽음을 오롯이 품지 않으면, 즉 삶의 한가운데 죽음을 두지 않으면 삶에 철이 들지 않는다고 에서 말한다. 나는 김훈, 임권택의 을 보면서 '삶에 철들지 않은/않는' 남성 주체들의 에고를 느낀다. 삶과 죽음의 경계 혹은 그 상호 스며듦을 성찰한다면서 정작 이 남성 주체들은 (작가든 감독이든, 혹은 텍스트의 주인공인 오 상무든) 죽음을/타자를 품지 않은 자기만의 남성성에 몰입한다. 활자 텍스트와 이미지 텍스트로서 은 각자가 다른 지점에서 다른 방식으로 타자 모독적인데, 이미지 텍스트 에서의 모독은 다방면에서 심각하다. 은 또한 동물권을 훼손한다. 거의 유일하게 즐거움의 원천이었던 개 '보리..

2021년 2022.08.01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존 그레이 천지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추구(짚으로 만든 개)와 같이 여긴다. (노자, 도덕경) 1장. 인간 o 과학대 휴머니즘 다윈, 생물 종은 서로서로, 그리고 변화하는 환경과 무작위로 상호작용하는 유전자 조합에 불과하다. 생물 종은 자기 운명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 생물 종은 실존하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종도 마찬가지다. 16 그런데 사람들이 '인류의 진보'를 운운할 때마다 이 사실은 잊혀진다. 이 신념은 현실을 벗어난 관념이 되어 버려서,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이 기독교적 희망의 변종은 아닌지 의심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다윈의 발견은 인간을 다른 모든 동물보다 우위에 놓는 기독교 문화권에서 나오는 바람에 아직도 끝나지 않은 뜨거운 논쟁을 촉발했다. 휴머니즘은 여..

2021년 2022.08.01

마음의 비밀

마음의 비밀 _ 마음이란 무엇인가 유식입문 요코야마 코이츠 조용히 마음을 안정시키고 들숨과 날숨에 의식을 향하게 하거나 또는 숨과 하나가 되는 것이 좌선이다. 그때 나는 '이 숨은 38억 년전 지구의 어딘가에서 생긴 원시생명으로부터 묵묵히 전해져 온 살아 있는 목숨의 활동'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것은 확실히 나의 숨입니다만, 나의 숨이 아니다. 저 태고의 원시생명으로부터 단세포, 다세포, 해상생물, 육상생물.... 원숭이, 원인 등으로 진화하여 조상,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로부터 생을 받은 존재인 '나'를 통해서 내뿜는 '살아 있는 목숨(생명)의 맥동이 나의 숨이다. 136 생명의 유전자를 연구하는 생명공학, 여기서 생명이란 어디까지나 대상화되고 분석된 생명이며, 그 생명을 연구하는 연구자 자신의 ..

2021년 2022.08.01

신령님이 보고계셔

신령님이 보고계셔 _ 홍칼리 무당일기 홍칼리 8. 나는 행복해서 무당을 하고 있다. 무당이 된 후 가장 좋은 점은 누군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존재를 끌어안을 수 있고 정화할 수 있는 이 직업이 좋다. 낮에는 따뜻하게 사람들을 감싸고 밤에는 고요하게 기도할 수 있는 일상이 행복하다. 15. 나는 동시성으로 점을 본다. 동시성이란 어떤 사건들이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나의 컨디션에 따라 찾아오는 손심들의 컨디션도 달라지고, 매일매일의 날씨에 따라 찾아오는 손님들의 얼굴도 달라진다. 내 몸의 상태나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오시는 손님들의 기운도 달라진다. 16. 몸은 떨어져 있어도 이렇게 의미를 공유할 수 있는 순간을 나는 동시성이 통하는 순간이라 부른..

2021년 2022.07.31

영적 휴머니즘 - 종교적 인간에서 영적 인간으로

영적 휴머니즘 - 종교적 인간에서 영적 인간으로 길희성 (독서중 노트한 내용이 없어, 알라딘 서점의 책 소개 내용을 옮겨 놓습니다) 책 소개 기독교 신자이면서 불교학을 전공한 종교학자 길희성 교수가 50여 년 동안 동서양 종교와 철학을 넘나들며 피력해 온 탈종교 시대의 종교론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의 학문적 역량을 총동원한 이 책은 저자의 학문인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책이 될 수 있다는 심정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 책의 머리말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전지구적인 문명 위기의 탈출구는 무종교도 아니고 세속주의도 아닌 제3의 길, 영적 휴머니즘에 있다는 것이 종교를 두고 평생을 씨름해 온 내가 도착한 정착역이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목차 머리글 7 I. 영적 휴머니즘 1. 두 가지 휴머니즘 29 ..

2021년 2022.07.31

눈속의 에튀드

눈속의 에튀드 다와다 요코 (이 소설을 읽고 노트해둔 내용이 없어, 알라딘 서점 책 소개를 옮겨 놓습니다.) 책 소개 독일 베를린 동물원의 유명한 아기 북극곰 크누트의 실제 이야기에 작가적 상상력이 더해져 탄생한 소설이다. 그간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일상을 늘 낯설게 바라보게 했던 다와다는 이번에도 능수능란하게 월경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경계 혹은 한 인물과 다른 인물이 겪는 이야기의 경계를 확실하게 구분 짓지 않는다. 또한 한 작품 안에서도 때로는 인간이, 때로는 북극곰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전달한다. 동물 삼대를 주인공으로 하며 그들의 관점에서 동물과 인간의 삶을 그린 이 실험적 소설은 작가의 독보적인 상상의 세계를 보여 주는 동시에 이민자, 사회화, 동물 보호, 환경문제 등 우리 주변의 사회문제를 ..

2021년 2022.07.31

노마드랜드

노마드랜드 원제 Nomadland: Surviving America in the Twenty-First Century 제시카 브루더 동료애를 갈망하는 린다에게 이 말은 근사하게 들렸다., 7개월 전 RV를 타고 출발할 때 린다의 목표는 단지 재정적으로 살아남는 것만이 아니었다. 린다는 더 커다란 공동체에, 성취와 자유를 찾아 자기 삶을 기꺼이 급진적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무리에 합류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마존의 야간 교대 근무는 무던히도 고생스럽고 외로웠다. 쉬는 날은 사람들을 만나기보다는 기운을 되찾는 날이았고, 다른 노마드들과 이어질 시간은 별로 없었다. 227쪽 노마드적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일들이, 전통적인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것보다 더 나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최근 ..

2021년 2022.07.31

알고 싶지 않은 것들

알고 싶지 않은 것들 | 데버라 리비 자전적 에세이 3부작 데보라 레비 소리 내지 않는 피아노와 오렌지처럼 열리는 창문과 마요르카에 오면서 가져온 폴란드 공책, 이 모두가 출간되지 않는 내 소설 과 연관된 것들이었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이 진정 골수에 근접한 질문이었음을 세삼 깨달았다. "알고서는 도무지 살 수가 없는 종류의 앎을 두고 우리는 어쩌하는가,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을 우리는 어쩌하느가" 나는 이 결실이자 내 직업, 곧 내 글을 어떻게 세상에 내놓아야 할지 알지 못했다. 오렌지를 까듯 창문을 열어젖힐 방법을 알지 못했다. 외려 창문이 내 혀에 도끼로 내리꽃힌 형국이었다. 이것이 내 현실이 될 거라면, 이를 갖고서 내가 뭘 어쩌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마리아가 일..

2021년 2022.07.31

살림비용

살림비용 | 데버라 리비 자전적 에세이 3부작 데버라 리비라 빅실버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를 동등하게 누리기는 커녕, 자유를 누릴 '자기'부터 확보하려 고군분투행 하는 처지였으니까. 만면에 빅실버는 자기 자신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꺼리낌도 품지 않은 사람이 아닌가. 원래 말이 많은 편인가봐요? 느끼는 대로 삶을 말하고 표현하는 것도 하나의 자유이지만 우리는 대개 이 자유를 택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그날 내가 엿본 여자의 내면은 하고 싶은 말들,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에게도 불가사의하게 다가오는 말들로 살아 생동하고 있었다. 12 어느덧 50줄에 접어들었으니 이제 내 인생도 서서히 속도를 늦추어 가는 한편 생활의 안정도와 예측 가능한 범주는 차차 확대되리라 지례짐작하던 시기에, 내 삶은 정작 ..

2021년 2022.07.31

욕망하는 힘, 스피노자 인문학

욕망하는 힘, 스피노자 인문학 _ 처음 만나는 에티카의 감정수업 심강현 1부. 욕망, 껍질 속의 진정한 당신 1. 당신을 과거에 잡아두는 쇠사슬, 후회 ~ 새로운 욕망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인과 관계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 지금의 행동의 원인이 되어 벌어질 앞으로의 결과들 말임. 이런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인식은 우리 영혼의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인 '이성'에 의해 실현될 수 있음. 스피노자가 말한 이성의 힘이란 필연적인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이라 볼수 있음. 이런 이해를 통해 더 큰 역량을 가지게 될수록, 우리는 더 새롭고 더 바람직하며 더 강한 욕망들을 늘 가슴 속에 간직한 채 살아갈 수 있을 것임. 36 스피노자에게 역량이란 욕망, 즉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임. 이제 여기..

2021년 2022.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