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제 생활을 증명하는 일 한때 내가 아끼고 촉망하던 젊은 학인들이 애인을 얻고 장가를 가고 취업을 한다. (혹은 제 이론 속에 냉소의 따개비가 되기도 하고, 모모한 문학상을 받은 이후에 두더지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는 늙고, 병들고, 종교로 물러난다. 혹은, 역시 가족밖에 없다면서 내심을 다독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바람에 얹히는 구름처럼 서서히 '공부'에서 멀어져 간다. 더러, 멀어져 가는 게 아니라고, 정교한 '변명'을 붙이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변명의 기회는 결렬(決裂)의 순간임을 옛날옛적에 배웠다. 나는 그들을 이해하고, 혼잣속으로 속삭이며 따뜻하게 축복한다. 그들도 제 나름으로 체계와 불화했던 청춘이었고, 인생이었던 게다. 그렇지만 불화의 느낌은 언제나 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