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무경, 유식불교에서의 인식과 존재 한자경 지은이의 말 존재와 인식, 있는 것과 아는 것, 그 각각은 무엇을 의미하고 그 둘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 물음은 무척이나 오래도록 나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있는 것은 나의 신체를 포함한 물리적 세계를, 의심하고 아는 것은 인생과 우주 전반에 관해 사유하는 정신 활동을 의미하므로, 아는 것보다 있는 것을 일차적으로 보면 실재론 또는 유물론이 되고, 있는 것보다 아는 것을 일차적으로 보면 관념론 또는 유심론이 될 것이다. 나는 관념론자이다. 나는 현미경으로 세계를 관찰하기보다는 눈을 감고서 사색에 잠기기를 더 좋아한다. 나는 왜 관념론자일까? 있는 것에 의해 아는 것이 완전 규정될 때의 수동적 삶이 서럽게 느껴지기 때문일까? 사랑이 인간 존재를 변모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