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자본주의 8장. 독신, 음탕한 주체 한 종교가 한 세상을 이루었을 때의 전형적인 패악인 중세 기독교읭 마녀재판을 리비도 경제의 관점에서 분석한 글은 많았다. 마녀에게 덧 씌워진 표상은 수간 등 다형도착의 음탕한 주체였고 심문관들이 온몸의 털을 깎으며까지 찾노라고 한 것도 주로 악마와 성적으로 사통한 ..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6
산책과 자본주의 7장. 건달인간론 건달인간론 212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사치외 결부되었다; 이성적 동물도 '존재의 목자'도 아닌 인간은 낭비와 잉여에서 스스로의 취향을 티내고 권력의지를 과시하고 노동과 축적의 세계에 결락한 존재감을 보충한다. 건달도 꼭 그런 것이다. 건달 역시 사치와 낭비의 특별한 방식이며, ..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6
산책과 자본주의 6장. 인문학의 무능, 무능의 인문학 그러나, 삶은 실용에 머물지 않고 희생된 가치는 시대의 진통으로 되돌아온다. 지는 방식의 어떤 것 속에서 인문은 오히려 타락한 현재의 공시와 세속의 통시를 고스란히, 힘없이, 그러나 미증유의 비판적 풍경으로 드러낼 것이다. 상처없는 철학, 철학없는 상처 190 모든 길은 걸음의 흔..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6
산책과 자본주의 5장 용서는 없다 2 기억을 앓다 160 모은 상흔은 양가적이다: 상흔이 망각의 현재며 기억의 과거라는 점에서 그렇고, 치료의 현재며 상처의 과거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프로이트가 '기억 상징'이라고 비유한 이 상흔은 곧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다. 그리고 신경증/정신병 환자들이란 대개 이 다리 ..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6
산책과 자본주의 5장. 용서는 없다 너와 나의 상처는, 너와 내가 웃고 웃으며 다룰 수 없는 상처는, '용서하라'는 것을 도르마로 가진 자들의 날름거리는 쇠 혓바닥에 의해 재차 능멸당한다. 그저 용서가 아직 충분히 상업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명개 먼지 한 톨 만큼의 위란이라도 얻을까? 아, 오늘도 조갯살 같은 내 상..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5
산책과 자본주의 4장. 혁명은 왜 배신당하는가? 혁명만이 아니라 일상의 화해는 꾸준한 비용을 요청하며, 오히려 그 비용이야말로 일상적 관계의 실체인 것. 일상이야말로 그 모든 혁명이 실패하는 원인이자 바로 그 결과물이다. 혁명의 동인과 창업의 명분이 되었던 사연을 질기고 세세하게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배신과 타락을 줄일 ..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5
산책과 자본주의 3장. 핸드폰, 거울사회의 페티쉬 핸드폰이라는 사이비 창/문은 조직적 나르시시즘, 체계적 자기증식의 사회인 우리의 거울사회가 '거울'이 아니라 '창/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허위의식을 뻔뻔스럽게 전시해 놓는 장치로 보인다. 이미 그것은 종교와 사랑만이 아니라 자본과 권력조차 흡수하는 나르시시즘의 표상으로 ..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5
산책과 자본주의 2장. 체계와 무지 만히임이 허위의식이라고 불렀던 이 환상의 '체계'는 보편적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역사적 사건이다. 그것은, '무지'가 우리의 양식이자 우리의 평화가 될 수 있다는 부정적 묵시록의 지평이 열리는 순간이다. 심지어, '무지'가 우리의 존재론적 기반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섬뜩한 ..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5
산책과 자본주의 1장. 산책과 자본주의 자본주의가 이동이면서 동시에 '교환'이라면, 산책의 탈자본주의적 창의성은 무엇보다도 너와 나 사이의 관계를 자본제적 교환의 바깥으로 외출하도록 돕는 데 있다. 구름과 바람, 소리쟁이와 기생초, 다슬기와 꺾지, 금강승 너머의 황혼 등은 단지 완상의 대상이거나 레저의 환..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5
산책과 자본주의 서문 산책과 자본주의 1 서문 비평의 조건, 혹은 산책 문화비평은 일상의 낮은 자리로 스며든다. 그런 점에서 비평은 그 자체로 공부다. 이론의 열정을 묵히고 그 모서리들이 숙진 다음에야 우리는 비평가의 눈으로 문화를 애기할 수완과 지혜를 얻는다. 더불어 문화비평은 일상의 정치.. 산책과 자본주의_김영민 2020.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