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그림자 없이 빛을 보다_김영민 2

'마침내果'

'마침내果' 함께 살다보면 사랑과 증오 모두 (...) 더럽혀지지 않은 채로 끝 나지 않는 게 인지상정인지도 모른다. 가토 슈이치, 《양의 노래》 그러나 현성賢聖은 오직 함께 살아가는 긴 걸음 속에서만 어렵사리 등장할 것이다. 그것은 사랑과 증오의 오탁해에서 '마침내果' 걸어나올 수 있는가에 있지, 둔세지염遁世之倍의 자리에 있는 게 아니다.

서문 한끝

그림자 없이 빛을 보다 '모른 체하기'와 개입의 존재론 김영민 서문, 한끝 이 책은 나로서는 한 끝을 보는 것이다. '끝은 곧 새로운 시작終就 再始이며, 누구의 말처럼 '학문상의 모든 성취는 곧 새로운 질문을 뜻할 뿐이지만, 의견을 품고 변화하는 세상 속을 건너가는 사람의 길에는 곡절과 매듭이 있고 숙제와 기약이 있다. 나는 항용 인간의 세상을 절망으로 여기는 중에도 희망의 자락을 얻고자 애썼고, 이를 공부길의 지혜狹智 속에서 어렵사리 얻는 열매로 여겼다. 다만 성이불거成而弗居라 했으니, 한 끝이 있었고 또한 처음 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긴 독서와 나름의 실천에 터한 것으로서, 인간에게 가능한 지혜에 관한 이야기다. 어떤 삶의 형식이 이윽고 존재론적 겸허를 이룰 때 가능해지는 희광熙曠, e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