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적 관점에서 본 여성주의 인식론_고미송

불교적 관점에서 여성주의 바라보기(1)_1.여성주의와 이분법

백_일홍 2015. 11. 13. 12:32

1.여성주의와 이분법_불교적 관점에서 여성주의 바라보기(1)


여성주의와 불교, 고통에 대한 이해가 다르다. 

"여성주의는 여성들의 고통이 가부장적인 사회구조에 의한 억압*의 결과임을 전제로 해서 논의를 진행해 왔다면, 불교는 설령 그러한 억압적인 구조들이 파타되었다 할지라도 궁극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생로병사와 같은 보다 실존적인 고통들에서 출발하였고 무명으로 인해 이러한 고통들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 불교 : 8가지 고통(생, 로, 병, 사, 사랑하는 자와 이별하는 고통, 원수와 만나는 고통,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고통, 나를 구성하는 색, 수, 상, 행, 식 다섯 가지 요소가 너무 치성한 고통)


* 무명 : 현상계가 무상하며 실체가 없음을 알지 못한 채 갈애를 일으켜 윤회를 반복하는 일. 즉 괴로움의 원인과 소멸에 대한 바른 법을 알지 못함을 뜻한다.


* 고통을 '억압'으로 규정하고 출발하는 문제 : '피해자'라는 관점이 내재되어 있음. '왜 고통받는가?'라는 질문에서 '왜 억압받는가?'라는 질문으로 비약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 지점에 대한 설명은 생략되고 있다.


철학과 종교의 차이

논리적인 설득, 증명 - 소수의 체험, 믿음


여성주의는 종교(불교를 포함)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으나 종교가 여성주의 이론을 구성할 수 있는 관점이 될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불교의 성평등적 측면과 가부장적 측면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여성주의라는 시각을 그대로 변함없이 '적용'만 하고 있을 뿐이다. 


불교의 핵심적인 교설에 해당하는 공사상은 부처가 제시한 근원적인 해방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대문에 여성주의 인식론에 직접적이로 유의미한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여성주의가 직면한 과제 즉 이분법적이지 않은 여성주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과 해답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여성주의가 이론적 차원에서 불교와 만난다는 일 자체가 쉽지만은 않은 이유 : 

현실 불교가 제도적으로 보여주는 가부장적인 측면 이외에도, 이론적으로 객관적 실재를 부정하는 측면이 사회변혁운동으로서의 여성주의와 양립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단순히 자아가 공하다(아공)고 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객관적 실재까지도 공하다(법공)고 말하고 있으며, 객관적 실재가 부정되기 때문에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일체유심조)' 그리고 '짓는 대로 받는다'(인과응보)는 담론이 성립된다. 이러한 개념은 부정의와 억압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 종교적 담론들은 대체로 현상유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이고 여성들에게는 이미 과도하게 부담 지워진 감정노동과 이타행을 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비춰진다. 


철학적 담론에서 주체의 해체가 제기되는 상황에 대한 비판 :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여성이나 제3세계 주체에 대한 반동으로 해석하기도 하며, 특히 권력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들고 방법론적 개인주의로 빠져들게 할 우려가 있다. 

-> 해체론이 내포하고 있는 통찰력은 탈근대성의 맥락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해체'에 대한 오해 : 

이분법적인 사유의 틀에 계속 갇혀있는 상태에서 반론을 펴고 있다. 문제는 인간(사회)와 분리된 물리적(물질적) 자연 또는 객관적 실재가 존재한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주의 논의들이 정신과 육체의 이분법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세계가 객관적 실체로서 존재한다는 사고는 여전히 지배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무언가 있거나 없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존재론적 이분법은 가장 강력한 상식이기 때문에, 해체가 이분법에 대한 해체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그것을 없음으로 해석해버리는 오해가 지속되고 있다. 이 점은 현대물리학의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 불교의 이제설*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 책과 강의, 김성구, 조용길 저<<현대물리학으로 풀어본 반야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