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동물과의 대화

백_일홍 2022. 7. 29. 17:33

동물과의 대화

템플 그랜딘, 캐서린 존슨

 

<동물과의 대화>는 내가 동물과 보낸 40년의 세월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동물을 이야기하는 책들과 사뭇 다를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동물을 다루는 전문가가 아니다. 자페인은 동물이 생각하는 방식,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 모두를 취할 수 있다. 다만 자폐인은 일반인과 다른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싶다. 

 

자폐증은 동물과 사람이 통하는 중간 지점의 환승역과 같은 것이고, 나와 같은 자폐인은 동물의 대화를 말로 옮길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나는 사람들에게 동물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19

 

우리가 지금까지 동물들과 공존하면서도 동물들의 비범한 재능을 느끼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동물들이 지닌 특별한 재능을 갖지 않았고,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자폐 영재와 천재적인 동물들 사이에 어떤 연결 고리가 있음을 보아왔다. 그 '연결 고리'가 바로 내가 찾으려는 것이다. 사람과 동물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21

 

자폐인들은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머릿속에 단어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화면의 흐름만이 있다. 

 

나는 시각적 사고자가 되면서 동물과 연관된 경력이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동물도 시각적 창조물이라는 점이다. 동물은 자신이 보는 것에 의해 조절된다. 

 

내가 시작적 사고자라고 말하는 것이, 내 머릿속의 사고 과정에는 단지 그림만 들어 있을 뿐 단어라고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동물은

시각적인 환경에 고도로 적응해야 음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36

 

사람들이 자폐아는 자신만의 작은 세계에서 산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 말을 언제나 농담으로 받아들인다. 여러분이 잠시라도 동물과 일해보면, 일반인에게도 똑같이 그런 말을 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일반인이 발을 내딛기도 힘든 저편 너머에는 정말 커다랗고 아름다운 세계가 있다. 이것은 우리가 듣지 못하는 모든 영역의 소리를 듣는 개와 같다. 자폐인과 동물은 일반인이 볼수도 없고, 본 적도 없는 시각적 세계를 보고 있다. 

 

일반인은 문자 그대로 많은 것을 보지 못한다. 일리노이 주립대학의 시각 인지 실험실의 책임자이자 심리학자인 다니엘 시몬스는 '우리 가운데 고릴라'라는 유명한 실험을 했다. 그 실험에서는 사람의 시각적 주의력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 실험에서는 사람들에게 농구 경기 비디오를 보여 주면서 한 팀이 얼마나 많은 패스를 하는지 세어 보라고 주문한다. 그리고 잠시 사람들이 패스의 횟수를 세는 동안, 하면에는 고릴라 복장을 한 여성이 걸어들어오다 멈추고서 방향을 바꾸어 화면에 얼들을 대고 가슴에 주먹질을 해 댄다. 

 

비디오를 본 실험 참가자의 50%는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 그들은 고릴라 옷을 입은 여자를 기억 못하는 게 아니었다. 실제로 처음부터 고릴라를 보지 않았다. 고릴라는 머릿속에 입력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일반인의 인지 체계가, 자신들이 보는 것에 익숙한 것만 보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부주의 맹점 inattentonal blindness라 함. 

 

시각적 사고자는 언어적 사고자에 비해 고릴라를 더 많이 볼 것이라 추측한다. 땅에 사는 먹이 동물이라면 고릴라를 놓치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 포식동물도 고릴라는 사냥하려 한다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46

 

2부. 동물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 걸까? 

 

오늘날 실무는 추상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맡고 있으며, 그런 사람들은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추상적인 토론과 논쟁에 빠져 있다. ... 내 경험으로는 어떤 일을 추상적으로 생각할 때 사람들이 훨씬 더 과격했다. 그들은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에 관한 접촉을 상실하고 끊임없이 말다툼에만 매달렸다. 53

 

동물과 자폐인은 사물에 대한 자신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보이는 그대로만 볼 뿐이다. 우리 자폐인은 세상을 이루는 작은 것 하나하나를 보지만 일반인들의 눈에는 그 작은 것 하나하나가 흐릿하게 하나가 되어 일반화된 개념의 세계로 보인다. 56

 

전형적인 개의 시력은 20/75 정도이며, 그뜻은 정상 시력을 가진 사람이 75피트에서 보는 물체를 20피트 앞에 서야만 제대로 본다는 의미다. 개가 우리처럼 보기 위해서는 사물에 좀 더 근접행만 한다. 이것은 개가 근시라서가 아니라, 실제로 개의 망막에는 사람보다 원추세포가 적기 때문이다. 색깔과 낮 시간의 시각을 담당하고, 간세포는 야간의 시각을 담당한다. 기본적으로 개는 뛰어난 시각 해상도를 우수한 야간 시력과 바꾼 것이다. 71

 

사람과 동물의 또 다른 차이는 대부분의 동물은 전방향의 시각을 가졌다는 점이다. 72

 

새들은 기본적인 색깔-자외선, 푸른색, 초록색, 붉은 색을-을 구분한다. 사람과 일부 영장류는 세 가지 색깔-푸른색, 초록색, 붉은 색울 보며, 나머지 대부분의 포유류는 단지 푸른색과 초록색 두 가지색만 본다. 2색성 색각 혹은 2색의 시각에서 동물이 가장 잘 보는 색이 황색 빛을 띤 초록색이며, 푸른 자줏빛읻. 이것은 황색이 대부분의 동물에게 강렬한 대조임을 듯힌다. 노란색은 어떤 것이든 동물에게 튀는 색깔이다. 77

 

육식 동물과 그 먹이 동물을 막론한 모든 동물은 새로운 것에 의해 촉발되는 위험 인지 체계를 가지고 있다. 81

 

에어리언 마크와 어빈 록, <부주의의 맹점>, 사람들은 어떤 사물에 직접적으로 집중해서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의식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사람들이 통로를 지나갈 때 번쩍이는 진흙 바닥, 금속의 광택, 흔들리는 사슬 같은 것에 그다지 방해받지 않으므로 못 본다는 의미이다. 

 

동물과 자폐인은 달랐다. 동물과 자폐인은 어떤 물건을 보기 위해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 흔들리는 사실 같은 것은 우리 자폐인들 눈엔 확 띄는 것들이다. 그런 것들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시선을 잡아 끈다. 

 

일반인에게는 주변의 거의 모든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 말의 실제 의미는 일반인에게 처음부터 새로운 것이란 없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아마도 동물이 그러한 것만큼 신기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주 새로운 것에도 노출되지 않는다. 왠하면 사람들은 뭔가 신기한 것이 있을 때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려고 예상하는 것만 보게끔 되어 있다. 그리고 여러분이 보지 못했던 물건을 보게 되리라고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새로운 것이 그저 여러분의 머리속에 등록되지 못할 뿐이다. 87

 

나는 자폐인들이 사소한 것을 훨씬 더 잘 파악하는 이유를, 언어적이 아니라 시각적이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이것이 우뇌와 좌뇌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좌뇌는 언어적, 우뇌는 시각적인 부분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연구를 통해서 자폐인은 양측 뇌반구 모두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물에 관한 경험과 연구에 근거해서, 나는 기본적인 두뇌 차이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면, 동물과 자폐인에 대해 좀 더 많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여기서 차이란 뇌의 상구구조와 하부구조의 차이를 말한다. 일반인이 사소한 것을 보는데 어려운 것도 그 부분에 관여하는 전두엽 때문이다. 전두엽은 뒤뇌의 앞쪽에 위치한다. 동물과 자폐인은 둘 다 세세한 것을 본다. 왜냐하면 그들의 전두엽이 보다 작고 훨씬 덜 발달되었기-동물의 경우-때문이거나, 그부분인 일반인만큼 잘 작동하지 않기-자폐인의 경우-때문이다. 88

 

사람과 동물의 뇌 비교는 우리에게 두 가지를 시사한다.

1.사람과 동물은 다른 뇌 구조를 가졌다. 그래서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느낀다.

2. 사람과 동물은 놀라울 정도로 공통적인 면이 있다. 

왜 동물이 사람과 그처럼 다르게 보이는지, 그러면서 왜 비슷한 면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사람의 두뇌가 실제로 세 가지 다른 작은 구조로 이루어졌음을 알아야 한다. 이 세가지 작은 구조란 진화를 거치면서 3번의 각기 다른 시기에 하나하나 쌓아 올라간 구조를 말한다. 진짜 재미있는 사실은 각각의 뇌에 고유의 지능, 시간과 공간 지각력, 고유한 기억과 자기 본성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머릿속에 한 가지가 아닌 세 가지의 다른 인성이 존재하는 것 같다. 

 

'동물이 영리하다면 아직도 숲속에서 대변을 보지 않을 것'이라는 동물 인지 이론. 동물이 진짜로 영리하다면 수세식 화장실을 개발하지 않았을까!
동물의 지능에 대해 이 변소 이론이 잊고 있는 사실은, 많은 수의 토착민들도 화장실을 전혀 고안하지 않았다는 것과 그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동물에 대한 우리의 사고는, 19세기 유럽의 탐험가들이 처음으로 아프리카 사람들과 접촉했을 때, 아프리카 고유문화에 대해 가졌던 생각과 매우 유사하다. 그때 식물학자들과 동물학자들은 지구 상의 모든 동식물을 분류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유럽인들은 사람도 그건 식으로 분류했다. 그들은 유럽인의 지능이 가장 뛰어나고 아시아인이 그다음이며 아프리카인의 지능이 가장 낮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유럽인들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며, 아마 같은 이유로 동물에 대한 판단 중에서도 사람이 틀렸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유럽인들이 저지른 큰 실수 하나는 IQ를 문화적 진화와 동일시했다는 사실이다. 누적 문화 진화는 모든 것을 출발점부터 감안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세대가 얻은 지식 위에 각 세대가 쌓을 수 있는 지식을 말한다.

토착민을 포함해서 모든 인류 문화는 어느 정도 누적된 문화의 진하가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연구가들은 동물에서는 단지 새아 침팬지 정도만 누적된 문화이ㅡ 진화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우리가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동ㅇ물의 생활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아직 동물이 문화 진화를 가졌다 혹은 그렇지 않다는 문제를 결론내릴 때는 아니다. 돌로래를 예로 들어 보자. 돌고래는 계속해서 몇 시간 동안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돌고래가 수 많은 세대를 거쳐서 발전된 풍부한 정신적 문화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은 가능하다. 444

스나이더와 미첼은 자폐인이 사물을 조각으로 보는 것은 가공되지 않은 정보를 가장 밑바닥부터 접근하는 특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반인은 자신이 보는 것을 두뇌가 감각 입력의 기초 단위와 조각들을 전체로 재구성하기 전까지는 느낄 수 없다. 자폐 영재는 두뇌가 조합하기 직전의 조각과 부스러기를 인식하는 것이다. 454

우리는 항상 자폐아들은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사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아이러니다. 스나이더 박사가 옳다면 자신의 머릿속에세 살아가는 사람은 일반인이기 때문이다.

자폐인들은 부주의 맹점과 변화 맹정 등을 가진 일반인에 비해 보다 정확하고, 보다 직접적인 실재 세상을 경험한다. 455

일반인의 신경계는 많은 사소한 것을 제거하고 그 빈자리를 그가 보고자 예상하는 것들로만 채운다는 것에서 연유하기 때문이다. 그가 의식적으로 자기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고 있다면, 갈 때아 돌아 올 깨가 조금은 다른 발깐색 축사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축사의 남쪽과 북쪽은 똑같이 보이지 않고, 서쪽과 동쪽도 똑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건축가가 사방이 똑같은 건물을 걸계한다고 치더라도 자연 속에선 언제나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나도 전에 가본 적이 없는 곳을 운전할 때 나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이정표가 될 만한 것을 차즌ㄴ다. 그러나 내가 운전해서 돌아올 때는 갈 때 보았던 그것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나는 처음 보았던 장소 바로 그 지점까지 이정표를 지나쳐 가야 한다. 그런 다음 돌아서서 내가 원래 보았던 시야와 똑같은 지점에서 돌아본다. 동물과 자폐인에게는 같은 사물일지라도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459

동물이 할 수 잇는 것, 할 수 없는 것은 각각 무엇일까?
나는 이제부터 우리가 '동물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더 많이 생각하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덜 생각하기 시작햇으면 좋겠다. 동물은 그저 우리 생활에 있어 목적물이나 반려동물이 아니라 우리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데, 오늘날의 우리는 동물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사람이 동물을 길들였다는 말, 사람이 늑대를 개로 진화시켰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결과, 늑대 또한 사람을 길들였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사람과 늑대 서로가 진화한 것이다. 우리는 늑대를 변하시켰고, 늑대도 우리를 그렇게 했다.

오랫동안 연구가들이 가지고 있던, '늑대가 언제 어떻게 개로 바뀌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최상의 증거는 개가 사람의 오두막 아래서 조심스럽게 매장되어 남아 있다는 고고학적인 발견에서 비롯되었다. 일부 고고학자들은 개와 사람이 무덤에 함께 매장된 경우도 발견했다.

이렇게 매장된 개들의 연도는 1만 4천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래서 연구가들은 사람과 개의 우애는 대략 그때즘부터 시갖ㄱ되었으리라 결론을 내렸다. 그 시절의 사람들은 아직 농사를 시작하지 ㅇ낳았다. 그러나 몸가 두뇌는 오늘날의 우리와 똑같았다. 그래서 원시적인 사람으로 먼저 진화하고, 그런 다음 야생의 늑대가 점차적으로 길들여진 개로 진화되기 시작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 같다. 이유는 길들인 개가 일을 시키거나 혹은 반려용으로서 함께하게 좋아서이다.

그러나 로버트 웨인의 개 유전자 연구에서 모든 사실이 뒤집어져 버렸다. 그는 개는 적이도 10만 년 전에는 늑대에서부터 분리되어 나와야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학자는 그 시기를 13만 5천년 전까지로 보기도 한다. 이것은 인류가 호모 에텍투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겨우 막 진화한 시점에서 사람과 늑대가 함께 살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늑대와 사람이 처음 힘을 합쳤을 때, 사람은 이름을 붙일 만한 도구도 거의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회적 복합성에서 침팬지의 집단보다 별로 나을 게 없는 소수의 방랑 집단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일부 연구가들은 이 시기의 초기 인류는 언어도 사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주측한다.

이 의미는 늑대와 사람이 처음으로 공동집단을 이우기 시작했을 때 오늘날 개와 사람의 관계보다는 훨씬 더 동등한 관계였다는 의미가 된다. 기본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기술을 가진 두 개의 종이 함께 '팀'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전에도 생긴 적이 없고, 그 이후로도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모든 증거를 검토하고 나서, 일단의 오스트레일리아 고고학자들은 초기 인류가 늑대와 연합햇던 시기 동안, 사람은 늑대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을 배웠다고 믿는다. 늑대는 무리를 지어 사냥하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늑대는 보다 복합적인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늑대는 충실한 동성 유대와 비혈연적 유대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 오늘날 모든 영장류가 동성 유대아 비혈연적 유대가 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판단해 보면 사람도 아마 그러하지 못했을 것이다. 늑대는 매우 영토성이 강하다. 사람은 아마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영장류를 생각해보면 오늘날 어떤 영장류도 영토성이 없다.

그러부터 사람은 진짜 현대화되기 시작했다. 인류는 늑대식의 행동을 모두 배웠다. 우리가 영장류와 얼마나 다른가를 생각해 보면, 우리 행동이 개와 얼마나 유사한가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다른 영장류는 못하지만 사람만 하는 많은 것들이 개가 하는 행동들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 그룹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갈지를 보여 준 존재가 개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런 추리에서 한발 더 나갔다. 늑대, 그 다음에 개는 사람에게 생존에 있어 엄청난 장점을 전수해 주었다. 학자들이 말하길, 늑대와 개는 사람을 살펴주고 지켜주었으며 큰 동물을 사냥할 때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방법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이 모든 것을 알려주 ㄴ 존재는 늑대와 이후의 개였고, 그럼으로써 개의 존재는 '왜 초기 인류는 살아남았지만, 그보다 후에 나타난 네안테르탈인은 멸종했는가'를 알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네안테르탈인에게 개가 없었다.

그러나 개는 사람이 자손을 퍼뜨릴 만큼 생존하는 데만 도움을 준 게 아니었다. 개들은 아마 사람을 모든 영장류에서 두각으 ㄹ두러낼 수 있게끔 해 주었을 것 같다. 호주 연구원 폴 테이콘은 사람에게 우애의 발달이라는 의미는 '사람 집단 간의 생각 교환에 엄청난 가속도를 붙여 주었기 때문에 인류의 생존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장점이었다'고 말한다. 모든 문화적 진화는 협동에 기반하고 있고, 사람은 자신과 연관이 없는 사람들과 어떻게 협력해 나가야 하는지를 개한테서 배웠다.

아마 새롭게 발견한 것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은, 늑대가 단지 새롭고 유용한 행동을 우리에게 많이 가르쳐 준 데서 그친게 아니라는 점이다. 늑대는 우리의 뇌 구조 또한 변화시켰다. 화석 연구를 통해서 한 종의 동물이 길들여지게 되면 두뇌가 작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말, 돼지, 개의 두뇌 용적이 줄었다. 아마 사람들이 이 동물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하자 이 동물들은 생존에 필요했던 다양한 두뇌 기능이 더 이상 필요 없어졌을 것이다. 나는 어떤 기능을 상실햇는지는 모르지만, 모든 가축이 야생 동물에 비해 두려움과 불안감이 감소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고고학자들은 사람이 개에게 격식을 갖추어 매장하기 시작한 1만년 전부터 사람의 두뇌도 감소하기 시작햇다는 사실을 반견했다. 사람도 대략 개가 감소한 만큼 10% 정도의 두뇌 용적이 줄었다. 흥미로운 것은 사람의 두뇌 가운데 어느 부분이 위착되었는냐는 것이다. 모든 가축에서 감소한 부분은 사람의 전두엽에 포함되는 전뇌, 좌우 뇌를 연결하는 조직인 뇌량이다. 사람은 감정과 감각 정보를 다루는 중뇌가 위축되었고 냄새를 담당하는 후구도 위축되었으나, 뇌량과 전뇌는 크기가 그대로 유지되었다. 개의 두뇌와 사람의 두뇌는 특화된 것이다. 사람은 계획과 조직의 임무를 넘겨받았고, 개는 감각적 임무를 넘겨받은 것이다. 개와 사람은 같이 진화되었고, 더 나은 동반자이자 친구가 된 것이다. 463

개가 우리를 사람답게 한다.
인류가 개와 같이 상호 보안적으로 진화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 종합해 보면, 모든 동물이 사람을 만들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바라건대 우리는 동물의 지능과 개능에 대해 좀더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한다. 이런 태도는 사람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없지만 동물이 할 수 있는 많은 영역의 일들이 있기에 우리는 여전히 동물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이는 동물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다. 사람과 개는 서로가 필요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같이 살아온 것이다. 개에게는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 사람은 사랑과 우정을 빼고는 얼마나 개가 필요했는지를 망각하고 있다. 그저 반려견으로 키워진 개는 문제없을 수 있지만, 덩치가 큰 다수의 순종견이나 거의 대부분의 교배종은 애초부터 일을 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실은 이렇게 일하는 것이 개의 본성이며, 개는 그렇게 일해 왔다. 슬픈 사실은 이제 어떤 사람도 양 떼를 모는 이을 개들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개들은 할 일을 잃어버렸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464

우리는 동물들에게 빚지며 살고 있다. 사람이 닥터 두리틀처럼 동물에게 말 할 수 있게 될지 혹은 동물이 사람에게 대답할 수 있게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지금보다는 동물과의 대화에 유연해질 것이며, 동물이 말하고자하는 것을 잘 알아듣게 되리라 굳게 믿는다. 나는 동물에게 말할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람도 한때는 동물이었고 우리는 오늘날의 인간이 되면서 무언가를 잃어버렀다. 우리가 동물에 가까와지면, 그잃었던 일부를 다시 찾게 될 것이다. 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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