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나무의 치유력

백_일홍 2022. 7. 29. 23:00

나무의 치유력

 

패트리스 부샤르동

 

 

나무가 사람에게 _ 치유

패트리스 부샤르동은 <나무의 치유력>에서 자연과 관계 맺는 방법을 나무에 대한 태도와 병에 대한 태도에 따라 7가지로 분류한다.

각자 자신의 태도가 어느 단계에 속하는지 찾아보고 부단해 노력해 위 단계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자신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살펴보라고 한다.

1단계 _ 농부와 같은
농부는 나무를 자원으로 보며, 자신과 분리된 원료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병에 대해서는 병이 장애물이 되거나 병으로 인한 고통이 그야말로 격심할 때만 병을 알아차린다. 농부는 자연의 풍요로움이 단지 유용한 자원이 원천이듯, 병은 고통이 원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2단계 _ 생물학자 같은
생물학자는 나무를 조사 대상으로 보며, 나무와 자신이 직접 관련된다고 여기지 않는다. 나무가 자라는 원리와 그와 관련된 세부 사항에 관심을 갖는 기계론적인 사고를 한다. 병에 대해서는 현재 증상이 외부에 있다는 태도로 일관하며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내가 나쁜 음식을 먹었는지, 내 우울증은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거야 등 자연을 대할 때 사물의 존재이유를 밝히려고 하지만 나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태도를 취한다.


3단계 _ 낭만주의자 같은
낭만주의자는 나무를 자신의 고통을 반영한 존재라고 보며, 자연을 훼손하는 인간을 보고 괴로워한다. 자연은 아름답고 순수하며, 인간은 자연 파괴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연에서 안식을 찾는다. 질병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저주나 불운의 증거로 여긴다. 또한 운명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면서 매우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공감할 수 있는 고통을 자연에서 찾아 그것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


4단계 _ 정원사 같은
정원사는 나무를 돌보아 줄 대상으로 생각하며, 식물과 친밀하면서도 단순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들에게 나무란 옛친구나 다름 없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탄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키지 않는다. 그는 질병에 대해 실질적으로 대처한다. 즉 질병 징후에 나타나면 담배를 끊고, 식생활을 바꾸거나 운동을 시작하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한다.


5단계 _ 샤먼과 같은
샤먼은 나무를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샤먼은 에너지를 재충전하고자 자연으로 간다. 그들은 자연에서 경이로운 경험을 한다. 나무와 대활를 나누고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종종 나무를 껴안으며 영혼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질병에 대해서는 의사의 조언 외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고 믿으며, 이는 자연의 강력한 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6단계 _ 생태학자 같은
생태학자는 나무를 살아있는 존재로 여기며, 내적 각성을 통해 나무와 자연을 이해한다. 그는 정신적 혹은 지적 과정이 아니라 깊은 내적 경험으로 지식을 얻는다. 나무가 겉 모습 이상으로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나무의 특성을 본다. 병에 걸리면 그 상황이 닥친 원인을 찾아보고 이를 계기로 삶을 되돌아본다.


7단계 _ 신비주의자와 같은
신비주의자는 나무를 우주의 일부로 보며, 자신과 나무의 공통점을 인식한다. 나무를 초자연적인 창조물이라 여기며 나무와의 접촉을 통해 내면의 신성함을 발견한다. 또한 인간과 자연의 운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둘은 동일한 대상의 다른 표현일 뿐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질병을 통해 진화와 변화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돌아본다. 스스로 자연의 일부라고 이해다듯 전 인류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이해한다.

.......

요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도시에서 살다 병을 얻거나 삶의 의미를 찾아 산으로 들어가 은둔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 삶의 유형을 보면 대부분 자연에 귀의했다고는 하지만 자연은 수탈 대상이다. 약초를 채취하고 버섯을 따며 텃밭에는 온갖 몸에 좋다는 것만 심었다. 이들을 부샤르동의 단계에서 보면 어느 단계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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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치유력은 두 가지 경우에 발휘된다. 하이디처럼 순수 단계에 있거나, 그렇지 못한 속인들은 자연과 하나 되려고 노력할 때다. 숲에 가서 명상하거나 숲의 기운만 느끼려는 사람은 1단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무의 아픔까지도 껴안으며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나무를 통한 치유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나무는 고통을 침묵으로 감내하며 각자의 가슴 속에 하나 됨을 열망하고 있다. 나무 밑에서 해탈한 부처는 동체대비를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대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은 중생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서로 동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치유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정에서 시작된다. 아름답다는 감정은 하나 됨을 느낄 때 일어나는 감정이고 치유는 하나된 나를 돌보는 일이다.

우종영 <바림> 328~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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