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_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고미숙
<인트로_하나의 그림 두개의 주석>
서양의 해부도는 형태와 조직을 중심으로 한다면 여기서는 기운의 흐름과 분포가 중요. 한의학에서 장부는 장기만이 아니라 그 기운이 작용하는 특정 구역과 회로를 지칭한다.(18)
허준의 톡창성은 이 그림을 서두에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저서가 질병치료가 아니라 생명의 활동을 위주로 한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는 데 있다.(19)
생명활동이란 몸 안과 밖이 마주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생명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 순간 바로 생명의 외부, 곧 우주에 대한 질문이 시작된다. 그런점에서 이 그림은 몸이면서 곧 우주이다.(19)
근대적 사유: 시람따로 동물따로 식물따로 계절따로 공간따로 인생따로 정말 따로주의의 극치이다.(21)
두번째 주석 : 사람 마다 형색이 이미 다르면 오장육부 역시 다르기 때문에 외증이 비록 같더라도 치료법은 매우 다르다.(23)

몸과 우주에 대한 간결하고 아름다운 주석, 첫번째 (20-21)
천지에 존재하는 것 가운데 사람이 가장 귀중하다.
둥근 머리는 하늘을 닮았고 네모난 발은 땅을 닮았다.
하늘에 사시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가 있고,
하늘에 오행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오장이 있다.
허늘에는 육극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육부가 있고,
하늘에 팔풍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팔절이 있다.
허늘에는 구성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구규가 있고,
하늘에 십이시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십이경맥이 있다.
허늘에는 이십사기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24개의 수혈이 있고,
하늘에 365도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365개의 골절이 있다.
하늘에 해와 달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두 눈이 있고,
하늘에 밤과 낮이 있듯이 사람은 잠이 들고 깨어난다.
하늘에는 우레와 번개가 있듯이 사람에게 희로가 있고,
하늘에 비와 이슬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눈물과 콧물이 있다.
하늘에 음양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한열이 있고,
땅에 샘물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혈맥이 있다.
땅에서 풀과 나무가 자라듯이 사람에게는 모발이 생겨나고,
땅 속에서 금속이 묻혀 있듯이 사람에게는 치아가 있다.
이 모든 것은 사대와 오상을 바탕으로 잠시 형을 빚어 놓은 것이다.
1장. 허준_거인의 무등을 탄 자연철학자
한의학에서 몸은 가르고 절개한다고 해서 보이는 해부학적 신체가 아니다. 정.기.신의 접속과 변이, 경락의 배치 등을 파악하려면 살아있는 몸이어야 (28)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정기신의 균형이 무너진 데서 찾는다. 따라서 치유는 수술을 통해 특정부위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원기를 되살려 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허준에게 동의보감은 자기구원으로서의 공부다. 온갖 고난에도 불구하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가 있었기에 고난으로부터 구원을 받는 것이다.(38)
동의보감은 생명과 우주, 삶과 질병, 존재와 자연 등을 두루 포괄하는 비전탐구서다. 허준은 이 작업을 위해 의학사와 사상사를 장식하는 거인들의 무등에 올라탔다. 그리고 그 무등 위에서 몸과 우주 그리고 운명이 하나로 교차하는 생생한 이치를 목도했다.(41)
거인들의 향연 1. 유불도 삼교의 회통
임상을 넘어 #양생의 도를 추구한다. 양생(養生)은 한편으로 정기신을 닦는다는 의학적 기술지와 연결되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것을 바탕으로 도의 경지를 추구하는 비전을 포함하고 있다. (44)#
도란 무엇인가?
#나를 넘어서 천지와 교감하는 절대적 탈영토화의 경지#라 할 수 있어. 이 과정을 유교에선 수양, 도교에선 수련, 불교에서는 수행이라고 한다.
의술은 이 삼교가 공통적으로 마주칠 수 있는 일종의 교집합에 해당한다. #무엇을 추구하든 몸이라는 지평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승려들 역시 자비의 실천을 위해서나 무아의 깨달음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몸의 원리를 깨쳐야만 한다.(44-45)#
불교와 만나는 지점. 마음을 비우는 수행. 좌선은 신기의 소모를 막는다.
3장. 정기신: 내 안의 자연 혹은 아바타
신형장부도. 손진인의 주석.(책 20 페이지)
몸과 우주, 화려한 대칭의 향연.
...내 몸의 모든 형상은 다 천지만물에 있다. 거꾸로 천지 만물의 형상과 리듬은 고스란히 내 몸 안에 들어 있다.(105)
그 어떤 초월적 매개없이 미시와 거시가 즉각적으로 연결되는 이 역동적인 대칭의 평면.
손진인의 시야에서 인간이 가장 귀중한 이유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천지만물과의 대칭적 접점이 훨씬 넒고도 강렬하기 때문이다.
" 이 모든 것은 사대와 오상(다섯가지 항상적 인 것)을 바탕으로 잠시 형을 빚어놓은 것이다 " 지수화풍과 유교의 인의예지신.
태초에 기가 있었다.
기-형-질
따라서 모든 존재는 이 기의 분유를 통해 형질을 갖춘다. 인간의 몸 역시 그러하다.
기의 이합집산이 생명의 토대다.
이 기를 바탕으로 생명의 원천인 정기신이 다시 만들어진다. 정기신이란 기의 생명적 변주이며 서로 상응하면서 동시에 대립한다. (112)
정기신- 존재의 매트릭스.
정은 생명의 기초를 이루는 물질적 토대.
기는 이 질료를 움직이는 에너지
신은 정기의 호름에 벡터를 부여하는 컨트롤러.
정신. 동양사상에서는 몸과 마음을 애초부터 분리하지 않고 통째로 다룬다. 예. 정신차려! -> 심리와 생리의 결합으로서 정신을 말함.
서구식 이분법. 정신은 오직 무형의 마음으로, 육체는 오직 생리적 기전으로 구획되어 버림.
한의학. 물질과 비물질을 선명하게 구획하지 않아. 모호해서라기 보다는 둘이 항상 중첩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
신-> 형 -> 정 -> 몸
정. 정액. 성호르몬. 매일 먹는 음식 중의 정수가 정이 되므로 정이라는 글자는 쌀미와 청자가 합쳐짐.
기. 정과 신의 원조. 몸 안팎을 돌아다니면서 항상성을 유지시켜 주는 에너지의 흐름. 호흡과 관련이 깊어. 주관하는 장부는 폐. 비염이나 아토피는 폐의 기운과 관련된 질병.
신. 고도의 정신활동, 변화를 주관하는 무형의 작용.
심은 군주의 기관이니 신명이 나온다. 형과 기가 교류할 때 그 사이를 주관하는 작용. 심장이 중심이다. 마음은 심장에 있다. 우리는 뇌가 마음을 온통 주관한다고 믿는다.
이 셋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변전을 거듭한다. 생리와 심리, 육체와 정신,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구획이 날카롭지 않아.
정 ㅡ진액 ㅡ골수ㅡ신장ㅡ생식
기ㅡ호흡ㅡ폐ㅡ패기
신ㅡ변화ㅡ무형ㅡ심장ㅡ마음
E는 mc제곱
질량과 에너지는 동등하다. 이 둘은 존재의 두 가지 표현형식이다. 에너지는 물질을 해방시켜주고 물질은 준비된 에너지다. 부증불감. 무형과 유형, 물질과 힘 사이의 넘나듦.
정기신은 단순히 생명의 원초적 토대일 뿐 아니라 생명의 외부를 날카롭게 구획하는 기존의 배치를 모두 와해시킨다. (119)
정기신 삼박자의 리듬은 막강한 파워를 내재하고 있다. 정기신 자체가 우주에 가득한 기와 순환을 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기의 바다를 유영하고 있다. 어떻게 유영할 것인가 그 용법이 곧 내 존재와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우리는 자연을 낭만적 신비주의. 은유적 상징으로 받아들인다.
자연 = 죽임과 살림이 다르지 않는 역설. 이 역설을 감당하지 못할 때 은유의 덫에 걸려든다. 은유는 없다. 인간의 몸과 자연의 현상은 어떤 중간 매개없이 곧바로 직결된다. 몸은 곧 소우주다.
지수화풍, 수화목금 모든 요소들에는 보이지 않는 정신의 흐름이 내재되어 있다.
영화 아바타. 인간/자연, 지구/별, 문명/원시 이런 식의 이분법을 심화시킨 에콜로지에 반하는 작품.
#에콜로지란 그런 특별한 시공간을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기가 서 있는 곳을 청청하게(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아니 그 이전에 자신이, 자신의 몸이 곧 자연임을 사무치게 깨닫는 것이다.#(125)
동양사상은 우주와 생명은 어떤 실체들의 종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흐름이자 운동으로 본다.
차이 속의 되둘아옴. 그것이 순환이다. 계절과 인생을 보라.
나는 자연이다.
#아파야 산다.
아- 채- 병.
아는 기형질이 모두 갖쳐지는 순간 발생되는 원초적 불균형.
채는 후천적 진행과정. 피로한 상태. 스트레스.과로.#
기형질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질병도 함께 탄생한다. 질병이란 특수한 고통과 결여의 상태가 아니라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반해야 할 필연적 조건이다.
#기의 이합집산이 형질을 이루는데 이 형질을 갖추기 위해선 반드시 감내해야 하는 왜곡 혹은 편향현상. 모든 존재는 원초적으로 질병을 안고 태어날 수 밖에 없다. 질병이 곧 존재의 표현형식이다.#
존재가 지닌 이 태생적 불균형. 태어남 자체가 고다.
생명과 질병 사이의 경계가 열려있다.
건강은 미병. 아직 병이 아닌 상태. 건강과 질병의 절대적이지 않은 연속적 관점.
#미병은 아프지 않은 상태를 가리키기도 하고 질환으로 현상화되지 않은 상태를 가르킴. 미병은 건강과 질병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몸 상태를 표현하는 넒은 스펙트럼을 가진다.#
#미병일때 우리는 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치료하거나 아프지 않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이 노력이 바로 양생이다. (129)#
건강/질병의 이 분법 해체.
건강이란 근대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현상. 질병의 부재를 뜻하게 됨. 하지만 이 건강과 정상성의 척도는 백인남성의 신체를 기준으로 삼는 까닭에 여성 유색인종 장애인 광인 노숙인 기타 사회적 약자들을 범주화하는 역활을 수행함.
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병이 있음으로 해서 내가 살 수 있는 것이다.
오랜 투병생활 끝에 질병이 곧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토대임을 깨닫게 된 것.
#이런 관점에서라면 원초적으로 장애란 없다. 서로 다른 신체적 리듬과 강밀도가 있을 뿐.#
번뇌가 곧 나를 살리는 동력이다.
#병이 낫는다는 건 원 상태로의 복귀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의 출현이다.#
#따라서 아프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아프냐가 삶의 척도이다.# 그러므로 그 궁극적 경지는 유마거사가 앓았다는 중생의 아픔을 곧 자신의 아픔으로 느끼는 우주적 병증이 아닐 까. 아프냐? 나도 아프다.(132)
4장 통하느냐?: 양생술과 쾌락의 활용
요즘 사람들은 술을 물처럼 마시고 멋대로 행동하며 술에 취한 채로 성교하여 정을 고갈시키고 진을 소모하며 정을 채워둘 줄 모르고 아무 때나 신을 써서 마음의 쾌락에만 힘을 쓴다. 이렇게 양생의 즐거움에 역행하여 생활에 절도가 없기 때문에 50세만 되어도 노쇠하는 것이다.(136)
양생의 척도 - 태과/불급을 넘어라.
인도의 고대의학. 질병의 가장 큰 원인은 지혜의 결핍.
고대 그리스철학. 자기배려와 지기수련 혹은 자기치유가 그리스시대 양생술의 핵심. 특히 거기에선 성이 중심테마. 바람 피운 남자는 자신의 정욕 하나 제어하지 못한 어리석고 나약한 인간. 색에 빠진 자가 잃는 것은 가족이 아니라 자존심이었다. 성은 금기나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쾌락의 활용과 관련된 영역이었다.
자기 욕망을 스스로 조율하는 삶의 기술을 의미한다.
동의보감 양생술.
정기신을 활용을 통해서 선천적 질병을 심화시킬 수 있고 아니면 새로운 신체로 변용될 수도 있다.
핵심은 형과 기가 맞는 것.
태과는 불급만 못하다. 우리시대를 지배하는 다다익선은 최악이다.
존재는 이미 질병을 안고 태어난다. 후천의 삶이란 이 어긋남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태과도 불급도 넘어서라.
중도의 길. 수행의 길.
정을 보호해야 한다. 에로스와 도.(141~)
성은 원초적 본능이자 활동. 그걸 위해서는 생명의 물질적 보배인 정액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성과 생명 사이의 딜레마.
쾌감은 고도화하고 정액을 아끼기. 무한지연.
연로의 고갈과 불완전 연소. 진액이 탁해져.
양생술의 초점은 가능한 한 정을 소모시키지 않는 쪽.
최악의 시나리오는 술에 취하고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한껏 불린 다음 성생활을 하는 것. 이렇게 하면 오장이 모두 뒤집힌다. 술, 기름, 성도 모두 화기. 몸이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격.
미셸푸코.
성이 과도하게 중시되면서 동시에 은밀하게 유통하게 된 것은 근대국가와 임상의학의 합작품. 근대 규율권력에서 섹스문제가 정치적으로 중요한 것은 섹스가 신체에 대한 감시와 인구통제 이 두 가지가 교차허는 지점에 워치하기 때문이다. 성은 훈련 강화 힘의 분배, 에너지의 조정과 절약 등 인체에 대한 규율의 수단.
이렇게 국가가 성을 관장하면서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쾌락을 활용하고 조절하는 능력과 권한을 잃어버림. 자본과 상품의 조정에 의거하여 방탕하게 놀아나거나 아니면 깊은 죄의익에 시달리거나.
동의보감. 성욕의 심리적 기전을 적극 드러냄으로써 그것을 통해 도를 이야기한다. 에로스와 도. (141)
우리시대의 사랑과 성은 두개의 표상을 오락가락한다.
몔로와 포르노 사이. 사랑에 대해서는 몔로적 낭만이 성에 대해서는 포로노적인 쾌락이 지뱨한다.
양생의 관젬에서 에로스는 억압의 대상도 금지의 결과도 아니다. 생명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삶의 기술일 뿐이다. 도덕이나 관습의 울타리를 넘어 자기배려로서의 성을 탐구해 가는 것. 그 여정에서 에로스는 필연적으로 도와 마주친다 (152)
인도의 첫 요가수행자.
지독하게 사랑에 빠진 남성.
이별의 고뇌를 감당할 수 없어. 의지하지 않는 즐거움을 발견하리라.
집착과 불안으로 이어지는 뻔한 길을 벗어나 에로스적 충만함을 그 자체로 누릴 수 있는 아주 새로운 길을 열다.
치열하게 사랑하지만 상대에 의존하지 않고 그 사랑이 그 자체로 환희로 이어지는 길, 집착과 쾌락을 벗어나 지금 여기를 오롯이 향유히는 원초적 생명력으로서의 에로스.
기를 조절하라. 자기배려와 소통의 윤리
지금은 부자고 서민이고 막론하고 감정은 태과요 신체는 불급이다.
일상의 관계 안에서 스스로 자신의 기를 조절하는 주체가 되는 것. 그런 점에서 양생이란 철두철미 자기배려의 기술이다.
자기배려의 윤리. 고대 그리스.
자기배러에는 진실을 향한 고투가 필요하다. 진실은 주체 존재를 걸었을 때 얻어질 수 있는 것, 따라서 주체의 변형없이는 진실이 존재할 수 없다.
근대.
진실은 오직 인식과 방법의 문제로 간주함으로써 앎과 삶이 소외되고 영혼과 육체가 분리된다.
기의 조절능력에서 중요한 척도는 자연의 변화 즉 주야와 계절이다. 현대인들 밤낮이 뒤바껴.
기의 조절은 우선 하루의 일상을 태양의 리듬을 따라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 하루는 곧 일생의 축소판. 매일 아침 태어나고 매일 밤 죽는다. 하루는 탄생과 소멸을 성찰하고 훈련하는 최고의 현장.
다음으로 삶을 계절의 리듬에 맞추는 것.
생로병사란 곧 사계절의 다른 표현이다. 청춘이든 노년이든 중요한 건 소통이고 순환이다. 이것에는 기의 호름 뿐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 시공간적 배치 등이 모두 함께 작용한다.
하루의 금기는 저녁에 포식하지 않는 것이고, 한달의 금기는 그믐에 만취하지 않는 것이고 일 년의 금기는 겨울에 멀리 여행하지 않는 것이고 평생의 금기는 밤에 불 켜고 성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다. (163)
#신, 마음을 비워라.존재의 절대적 탈영토화.#
양생은 잘 사는 것. 잘 사는 것은 잘 죽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죽음.
자신의 죽음을 완벽하게 통찰했던 사람들. 마음을 닦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마음을 닦는다는 건 궁극적으로 생사의 문턱을 넘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부터 자유로워지는 훈련이다.
#마음은 정기신 모두와 연결되지만 특히 신이 거기에 해당. 신을 주관하는 것은 심장. 심장은 신명을 간직하는데 신명은 다시 일곱가지로 나뉜다. 신혼백정지의지.칠신. 이 각각의 정신활동은 여러 장부에 다 배속된다.
현대의학. 마음과 관련된 작용은 주로 뇌와 연결짓는다.
혼백은 영혼이나 무의식. 의.지.지.(생각.지혜.뜻)는 의식작용에 해당. 이런 활동이 다 이루어지고 나면 그것은 다시 정.이라는 물질적 상태로 변형된다. 신장에 저장됨. 이것이 소워 내공인 셈. 그 위에 희로우사비경공의 일곱가지 감정이 또 각 장부에 배속된다.
마음을 비우라는 것은 이런 식의 생리적 의식적 순환을 활발하게 하라는 의미. 결국 병을 고치는 건 도를 닦는 행위로 이어진다.#
#도로써 병을 치료한다. (166)
공감의 영역의 확장. 천지만물과 공명하기. 비움이란 이 경지를 향한 멈추지 않는 행진. 죽음에 대한 훈련은 이 때 비로소 가능하다. 죽음을 우주적 순환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비로소 그 공포와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터.#
통즉불통 - 주체는 없다.
매우 지혜로운자는 심장에 7개의 구명과 3개의 털이 있다. 북두칠성과 삼태성에 상응.
천인감응.
#통하면 아프지 않다. 아프면 통하지 얺는다. #
심병구담. 열개의 병중 아홉가지가 담이다.
진액이 막히면 담음이 된다. 이 담음이 만병의 근원.
#자본주의 문명. 담음의 절정. 물질적 태과와 정신적 불급. 이 간극 만큼 몸의 기혈이 막혀있다. 이 태과불급이 낳은 질병이 암과 우울증이다.
암은 탐진치의 종결자.
우울증은 정기가 고스란히 쌓이고 쌓여 통로를 잃어버린 경우. 몸을 쓰지 않는 대신 망상은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다. 묻지마 살인이나 자살 #
동양사상에서 선과 악은 적대적으로 대립하지 않아. 선은 언제나 악으로 전화할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 선과 악을 나누는 기준은 기의 분배. 가볍고 맑은 것이 선. 무겁고 탁한 것이 악이 된다. 양생술이란 선을 닦아 가는 것.
가장 쉬운 실천은 걷기.
그리고 소식.
사람은 각자 평생 먹을 양 만큼의 식록을 갖고 태어나 으로 서둘러 먹어 치울수록 빨리 병들어 죽는다는 가르침은 미신이 아니다.
적선지가필유여경. 소식해서 남은 음식을 남에게 베풀면 팔자에 없던 복이 생기고 그 복이 자손에까지 미친다. (175)
#물질적 부의 순환이 생략된다면 어떤 양생술도 토로아미타불이다.#수많은 타자들의 죽음 위에서 구축된 자본주의라는 인과의 그물망에 우리는 꼼짝없이 얽혀있다. 고로 인과의 그물망에서 벗어나려면 증여의 동그라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자본에 누적된 소유와 집적은 일종의 기의 울체이다. 부가 주는 번뇌의 장은 엄청나다. 사람들은 번뇌의 원천이 돈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175)#
물론 최종단계는 마음의 순환이다. #마음에 새겨진 온갖 소유의 흔적들을 지울 수 있어야 한다. 소유의 그물망에 걸린 채로는 결코 그 누구와도 마음을 터놓기 어려운 탓이다.#
결국 모두가 수행자가 되어야한다.
실존적 고민. 내 인생의 주인됨. 생사의 문턱을 넘는 고매한 비전을 탐구함. 이 런 것들이 인간의 자연스런 본래면목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은 지금 심각하게 아픈 것이다. 우리시대 의학은 다만 질병을 고치는 것일 뿐 수행은 종교의 영역이라 간주한다.
#임상의학과 양생술의 차이
덜 불행한 것 덜고통받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존재와 외부 사이에 공감의 지대를 확장해 가는 것 그것이 생리를 소통시키는 일이자 좋은 관계를 위한 윤리적 실천이다. 또 그것은 존재의 무상성을 체득하는 수행이기도 하다.#
#내가 나 아닌 존재로 변이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곧 무상성이자 자연이다. 이 자연의 역동적 흐름에는 고정된 주체 같은 건 없다. 생명의 무수한 변이만이 있을 뿐. 이것이 통즉불통의 세게다. "통하였느냐? 그러면 아프지 않다" (177)#
정기신이 자연의 아바타라면, 오장육부는 정기신의 아바타.
얼굴은 오장육부의 아바타. 아바타의 무한 연쇄가 이루어지는 것이 우리의 몸이다.(228)
내 몸속의 '사계'(229)
몸이란 정기신의 흐름이 만들어 내는 기운의 분포, 그 때 핵심은 유동성이다. 비가시적 비물질적인 흐름으로 존재하다가 문득 가시적인 물질적 상태로 바뀐다. 무형에서 유형으로 산포와 집증, 생성과 소멸을 무수히 반복한다.
장부란 구체적 장기이면서 동시에 기운의 분포이다. 예. 간은 간이면서 간의 기운이 작용하는 영역과 흐름을 동시에 의미한다. 장기의 건상성 여부는 그 장부의 기운이 미치는 전체 영역의 유동성과 연관된다. 즉 리듬과 강밀도가 관건인 것. 경락이라는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폐경맥은 폐가 아니라 팔다리에 퍼져있다. -> 폐기와 관련된 병이 생기면 폐를 직접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이 폐경이 흐르는 팔과 손에 침을 놓는다.
오장 : 간, 심, 비, 폐, 신
육부 : 담, 소장, 위, 대장, 방광, 삼초부(기운의 분포, 성초,중초,하초), 삼초를 빼면 -> 오장오부
오장이 음, 육부가 양으로 묶인다.
간/담, 심/소장, 비/위, 폐/대장, 신/방광
천지에는 하나의 기가 있을 뿐, 이 기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처음 음양으로 분화되고 음양이 다시 다섯 가지의 오행으로 변주된다. 기 -> 음/양 -> 오행
오행 : 목화토금수, 천지만물의 운행을 주관함.
- 상생의 흐름
(목생화, 목은 화를 낳는다, 화생토, 토생금, 금생수)
오장 : 간(담)심(소장)비(위)폐(대장)신(방광) - 목화토금수
오행, 목화토금수 - 봄여름가을겨울
봄, 목 - 바람 - 동쪽 - 신맛 - 간(담)
여름 - 화 - 남쪽 - 쓴맛 - 심(소장)
토 - 중앙 - 단맛 - 비위
* 모든 변화에 마디마디 다 들어있음, 매니저
가을 - 금 - 서쪽 - 매운맛 - 폐(대장)
겨울 - 수 - 북쪽 - 짠맛 - 신(방광)
하루의 오행 : 새벽 3시 30분 ~ 밤 9시~10시
밤낮을 바꾸면 에너지는 두, 세배로 소모됨. 태양의 에너지를 하나도 쓰지 못하고 내 안의의 에너지를 쥐어짜야함.
일년의 오행 : 한해의 시작은 입춘.
차이없는 반복, 시공간의의 엇박자, 망상들들
상생과 상극, 그 어울림과 맞섬(239)
상생 : 목화토금수
상극 : 수화금목토
(수극화, 물은 불을 제압한다. 화극금, 불은 금을 녹인다, ...)
상생이 원할하다는 건 태과/불급에 빠지지 않는다는 뜻. 만약 지나칙치거나 모자라면 병이 걸린다.
예. 간기운이 안좋으면면 그 잉여의 몫을 자식에 해당하는는 심장에 떠넘길기려 할 것이고 심장이 활발하하지 못하면 비위에 부담을 전가함. ...
상극도 마친가지. 태과불급이 없어야 한다. 간이 비를 극해(제어)주지 못함하면 비가 제대로 운화작용을 할 수 없어.
간기울결 질환. -> 소화가 잘 안되 -> 신장이 위축 -> 심장에 물을 공급하지 않아 -> 심장의의 불이 제멋대로 타버려 -> 열이 위로 뻗치고 정신줄을 놓기도함
병이 상생로 이어지면 고치기 쉽지만 상극을으로 이어지면 고치기 어렵다. 이어지는 장기들이 받는 부하가 더 크기때문.(243)
치유의 원칙 : 특정 장깅기의 국소적 병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병증과 연관된 계열들을 찾아내고 그 계열 전체를 원할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
'수승화강' vs '음허화동'(245)
오장육부 가운데 핵심심은 심장과 신장.
심장 : 군주지관, 오장육부를 다 거느리고 주관한다. 또한 우주와 소통하는 관제탑.
신장 : 정을 저장하는 물의 나라. 물은 생명의 원천이자 지혜의 근원. 이 정이 척추를 타고 올라가서 뇌를 이룬다. 뇌에서 꼬리뼈까지는 위아래로 정수가 오르내리는 길. 신장이 곧 뇌의 원천임. 신장이 나쁘면 정력이 떨어지고, 허리가 시원치 않고 뇌가 활발하게 작용하지 못해, 건망증, 치매, 우울증을 낳는다. 신장을 골수 곧 뼈를 주관함.
물은 안에 불을 품고 있고 불은 속에 물을 품고 있다. 이처럼 모든 존재는 자신과 대립되는 것을 끌어안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극한 상황에 이르면 자신과 완전히 반대되는 힘으로 전화하기도 한다.(249)
수승화강 : 물을 본디 내력려가고 불은 위로 올라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는 그 반대의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의 몸 자체가 강극의 산물이기 때문. 즉 신장의 물은 위로 올라가서 연료가 되어죽고, 심장의 불은 그 연료들을 데리고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음허화동 : 이 수승화강에 문제가 생긴 것. 음이 비어서 화가 동한다. 신장의 음이 약해서 올라가질 못하면 심장의 불이 제멋대로 망동한다.
요즘사람들, 하체빈곤 -> 신장이 약해 -> 불이 상체로 치성 -> 머리가 달아올라 망상 속에서 헤맴. 여성성, 감정조절이 안되고 피해망상, 남성, 성욕항진에 따른 사고
올라가지 못해 고인 물 -> 관절염, 부종, 자궁질환
나의 본질을 구현현해 주는 것은 나를 제어하는 상극의 힘다. 이 궤도에서 이탈할 때 음허화동이 일어남. 음허화동엣에서 수승화강이 양생의 대원칙임.(251)
=> 일단 하체를 많으 쓰면 된다.
'칠정'의 파노라마(252)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심주설과 뇌주설.
병리학, 뇌과학의 진보, 뇌의 특권적 지위
동의보감, 뇌에다 특권성을 부여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기관은 오장육부고 정신의 움직임 역시 이 기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뇌는 이 장부에서 보내는 기운을 받아서 정보를 처리하는 기관에 해당함.#
심장. '칠신'을 주관한다. 혼백, 의지, 지와 정 등.
칠정 전반의 흐름을 주관함.
간(분노를 주관), 심장(기쁨), 비위(생각), 폐(슬픔), 신장(공포)
* 폐는 외부와 마주치는 관문이기 때문에 감수성과 깊은 연관.
슬픔에 민감한 사람은 과민성 대장증세에 시달릴 수 있어.
신장이 튼실하면 인생에 대한 성찰적 능력이 커지게 된다. 그것이 심장의 '신'으로 이어지면 그게 바로 심신 혹은 정신의 축이다. 유형과 무형 사이의 능동적 교섭 그리고 그것이 존재의의 무게중심이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사랑을 할 땐 평온해야 한다. 발바닥으로 사랑을 하면된다. 발다박에 신장의 경맥맥이 흘러.
음양과 기억 :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하라(262)
지나간 감정에 붙들려(스트레스) -> 상처가 됨. 상처는 사건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기억임. 사건을 핵석하는 특수한 '마음의 형식' , 사건을 해석하는 감정의 회로. -> 과거의 잔영이 미래를 창조함. 상처뿐인 인생!
현대인은 자의식 덩어리 + 몸의 기운 역시 이 회로를 만듬(스마트폰 시대엔 손가락 말고 쓸일이 없어).=> 콤플렉스 덩어리
삼종세트. 암 우울증 자의식.
#날조된 기억. 그것이 상처의 정의다. 정신분석학은 이를 트라우마라 부르고 불교는 업이라고 말한다. (266)#
#칠정을 자연스럽게 흘러가게해야. 디시 말해 삶을 있늗 그대로 보아야. 고거와 미래를 철저히 지금여기의 관점에서 봐야.#
얼귤, 우주로 통하는 일곱 개의 창(269)
간의 구멍은 눈. 눈병은 주로 화로 인해 생긴다.
열이 나게 손바닥을 비빈 후 두 눈을 14번 문지른다.
귀는 신장의 구멍이다. 신장에서 수기운이 올라와야 귀의 청력이 작동한다. 이명은 음허화동의 증상. 귀는 남의 말을 듣는 힘이기도 하다. 청력이 약하면 평형감걱도 추락함. 맥락을 온전히 파악하는 힘이 딸림.
충동. 분노와 섹스. 식탐은 귀병을 만든다. 귀 됫바퀴를 자주 문질어 준다.
코는 천기가 드나드는 통로. 폐의 구멍. 입은 원기. 진기가 새어 나가는 통로. 따라서 숨은 코로 쉬어야. 코를 통해 폐를 진단한다.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흐르는 것은 폐가 차거워진 탓. 알레르기비염.
콧마루 양쪽을 중지로 자주 문질러 따듯하게 해주는 것.
입은 비위와 혀는 심장과 연결된다.
입과 혀는 말을 만드는 기관. 말을 한다는 것은 하늘과 땅의 만남. 개념과 실재의 마주침. 마음과 몸의 충돌임. 그래서 좋은 말을 하면 음양의 순환이 절로 이루어진다.(279)
오장육부의 배지가 다르듯 외모와 신체의 사이즈도 제가칵인 것이 당연. 성형문화는 신체를 미적 척도에 종속시키려 하는 통치성의 전초기지. 대중은 왜 기꺼이 자신의 몸을 권력의 시선에 기두고자 하는가?(281)

7장. 병과 약 :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인간이 겪는 병의 많은 부분은 운기로 인해서이다. 운기는 하늘의 오운과 땅의 육기를 말함. 인간은 시공간을 떠나서 살 수 없다. 따라서 시공간의 기운은 존재의 토대이다. 산다는 것은 몸과 외부사이의 기싸움이다. 이 기 싸움의 균형점이 깨질 때 병이 생긴다. 병이란 몸과 외부 사이에 피어나는 꽃이다.
병이 현현하는 방식과 경로
1) 외감
2) 내상과 허로
3) 기타
외감.
외부 기운에 감한다. 감기.
내상과 허로. 몸자졔의 기운조절에 실패해서 생긴 병들. 면역계질환
기타. 원인을 명확히 분류하기 어려운 병. 돌림병이나 광기
이 병들의 베이스캠프에 해당하는 천지운기를 파악해야 한다.
운기의 핵심은 절기다. 기후변의 원리. 절기는 사람들이 계절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인식론적 최소단위다.
양기. 동지에서 하지까지 하늘로 올라가고 이것이 계절적으로 봄여름.춘분.
음기. 하지에서 동지까지 땅으로 내려옴 계절적으로 가을과 겨울.추분.
24절기.
내안에도 절기의 변화가 있어. 산다는 것은 이 안팎의 기운들이 리듬을 타는 것이다. 도시인의 권태와 무기력은 이 리듬으로부터 이탈했을 때 나타나는 병증이다.
그 리듬을 주도하는 기본코드가 육기. 풍한서습조화.
병을 찿는 방법.
. 보아서 아는 것. 들어서 아는 것. 물어서 아는 것, 맥.만저셔 아는 것.
정보의 양이 많을 수록 의술의 수준은 떨어짐. 정보의 양이 아니라 핵심을 간파하는 것이 중요. 전체를 꿰뚫는 능력.
현대의학. 해부학적 병인을 찿는다. 많은 기계가 동원되고 다량의 데이터가 필요. 조기검진과 정기검진이 만병통치약. 몸을 샅샅이 훑어 보면 병이 찾아질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 (297)
무엇을 볼것인가 어떻게 볼것인가에 따라 드러나는 국면과 양상이 전혀달라진다.
병이 충분히 발현된 다음에야 기계에 포착된다. 그럼에도 모든 의사들이 조기검진 만이 살길이라고 외친다. 조기검진강박증.
#건강검진 그 과정 자체가 이미 병증이다. 진단장비가 정밀해질 수록 몸 속 어딘가에는 반드시 이상한 조직이 있기 마련이며. 현대의학이 발달할 수록 예방적인 제거수술은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진단검사에 상용되는 방사선조사, 침습적 제거술, 뒤처리 방사선 조사 등등, 이미 그 자체로 발암원인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충수염 오진률이 50%
의료검진은 의사의 편견 즉 임상의 프레임과 기계사이의 대화일 뿐. 아니 요즘엔 의료자본의 시선이 더 막강하다. 첨단장비를 갖춘 곳이 좋은 병원. 이 장비의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하려면 검진과 수술을 일상화 해야. 그렇다면 환자의 몸을 보는 궁극적 척도는 자본일 수 밖에 없다. #
사람들은 검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아. 많이 비싸게 자주 할 수록 건강해질 거라는 믿음. 우리시대가 앓고 있는 새로운 미신.
한의학에서는 단번에 핵심을 관통하는 직관을 중시함. 보면 안다의 경지.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눈빛에 신이 들어 있는가 아닌가이다. 신이란 생명에의 의지다. 결국 병을 고치는 것은 환자 자신이다.#
또 의사의 능력에는 단지 고치는 것만 포함되지 않는다. 죽어야 할 때 잘 죽게 하는 것도 의사의 소임.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몸 전체가 특히 얼굴에는 모든 정보가 다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병은 배치의 산물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전변한다. #그러므로 의사는 마땅히 병이 놓인 좌표와 그 이동의 경로를 정확히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보면 안다는 병의 자리과 그 예후 즉 병의 시공간성을 동시적으로 간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병의 이동경로를 예측하여 미리 그 길목을 막아버리는 것. 간병이 있을 때 간의 병이 비로 옮겨질 것을 알고 먼저 비를 실하게 한다.#
병, 꽃들의 화려한 축제(304)
병이 병이 되려면 이름을 불러 주어야 한다. 인간이 겪는 병에는 아-채-병의 단계가 있어 병명이 없으면 그것은 아와 채의 사이에서 떠돌 따름이다.
병의 이름이란 어떤 증상듵에 시공간적 좌표를 부여하는 것. 임상의학은 병의 장소성을 강조한다. 장기 혹은 국소적 장소와 일대일로 대응시킴.
동의보감은 먼저 증상들을 분류하는 방식이 다중적. 팔강변증. 음/양. 표리. 한열. 허실. 모두 여덟가지. 질병의 속성.위치.성질.성쇠. 하나의 증상이 병명을 얻으려면 이런 분류학적 배치 속으로 들어가야 함.
풍.한.서.습.조.화.(306)
외감으로 인한 병.
육기가 태과불급의 상태에 빠지면 육사가 된다. 천지의 운행은 평기보다는 태과불급이 더 일반적임. 육기는 늘 불균형 상태. 우리 몸 역시 기본적으로 어그러져 있어. 이 둘이 부딪히면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병이다.
예. 토의 기운이 태과하면 비가오고 습기가 많아 신장의 수기가 사기를 받게되어 주로 하쳬가 부실한 병을 않게 됨.(한해 전체의 리듬) + 계절별기운 = 와감의 병
풍은 백가지 병의 으똠. 허사적풍. 풍자체가 사기인 것은 아냐. 정기가 부족할 때 풍을 감당하지 못할때 그때 풍이 허사적풍으로 바뀐다. 풍이 일으키는 병으로 비병이 있음. 땀이 난 후 바람을 쏘여 혈이 피부에 엉기면 비병이 됨. 대개 팔을 못 쓴다.
중풍은 원인이 풍이 아니라 화이다.
육기가운데 한의 비중이 가장 크다. 한기가 피부에 침입하면 음기가 성해지고 양기가 허해져 떨게 된다. 떨어야 근육에 저장된 에너지를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전율. 몸과 마음의 떨림. 상한의 잠복성. 봄의 온병과 여름의 서병으로 나타남. 온병이 심한 경우 온 역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곧 돌림병이다.
현대 돌림병. 사스, 신종플루, 구제역 등.
이런 돌림병의 핵심은 시간의 어긋남이다.(312) 그 계절에 충분히 겪고 지나갔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함. 추울 땐 추위를 더울 땐 더위를 제대로 겪어야 한다.
서. 여름의 화. 육기 끝의 화는 계절과 무관한 상화이다. 하지 이후에 열병을 않늗 것. 더위 먹는다. #여름철에는 몸 겉은 뜨겁지만 속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조섭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시대 냉방문화와 완벽하게 반대. 그래서 가을의 기침 해소 천식이 유행함.
요즘 청소년들 땀구멍이 없는 경우도 있다네. 아토피가 그 댓가.#
습은 비위의 운화작용과 연결되어 있다. 이 습이 생리적인 순환의 고리 안으로 진입하면 필요한 진액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습사가 될 것. 습사는 담음과 어혈을 조장한다. 사지권태, 관절염, 소화불량. 부종.
습관, 습속.
조는 습을 말리는 기운. 기화작용에 해당함. 기화작용을 거쳐야 음기가 양기로 진화되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어. 지나치면 병증이 옴.
인스턴트 식품, 스마트폰의 일상화. 까칠한 현대인.
화. 계절과 무관한 뿌리없는 화. 상화. 계절과 상관없이 어느 장기나 다 넘나들 수 있어. 축농증 기관지염 정신질환 구토증
#수승화강의 축을 무너뜨리는 그 악명 높은 음허화동이 이 화기의 태과로 인한 것.
피.땀 정액 기타 몸 안의 각종 음액은 다 증발되는 증상.#
화는 스스로 망동하는 것이 아니다. 동하는 것은 마음에 달렸다.(316)
내상과 허로(317)
#내상. 내부의 기가 상하는 것. 음식상과 노권상. 음식이 중요. 정기글자 모두에 쌀미자가 들어 있어.#
#세상에 사람의 생명을 기르는 것은 오곡뿐. 육식에 치중하면 양기는 강해지고 음기는 약해진다. 음허화동과 상화망동은 우리시대의 과도한 육식문화에도 그 원인이 있다.#
허열을 발생시켜 모든 내상의 원인을 제공함.
음식상.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덜 먹거나. 특히 과식의 피해가 커. 여러가지로 기가 소모된다.
우리시대 패스트푸드. 도파민같은 괘락물질을 분비하여 식욕을 엄청나게 항진시킴. 비만천국.
주상. 술은 열이 많고 매우 독해. 알콜릭. 폭탄주 - 노래방 - 성.
내상으로 인한 병. 오뇌. 가슴 속이 너무 괴롭고 답답하며 편치 않고 화가 난 듯 어찌할 바를 몰라.
노권상. 힘을 많이 써서 상한 것은 순전히 기를 상하여 땀이 없는 것. 마음을 많이 써서 상한 것은 혈까지 상하여 땀이 있는 것. 두가지가 있어.
허로증. 내상 가운데 좀더 치명적. 허하다는 것은 피모 기육 맥 골 수 기혈 진액이 부족한 것. 양허 기허 혈어 음허.
문제적인 허증은 음허다. 매일 오후 오한 발열이 있다 저녁되면 약간 추우면서 풀림.
내상이나 허로 모두 핵심은 조절. 음식 노동 성생활이건 조절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순간 병이됨. 병을 고치려면 몸의 조절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관건. 과도한 패턴으로 돌아가지 않아야.
암과 앎 ㅡ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324)
암은 구체적인 하나의 질병이 아니다. 세포가 걷잡을 수 없이 마구 증식하는 특징을 걷고 있는 여러 질병의 통칭이다. 그래서 암은 세균이 아니라 세포라 부름. 즉 외부에서 침입한 적이 아니다.
암세포는 근본적으로 정상적인 세포, 세포안의 일부가 나쁜 것으로 변화된 것. 이웃세포와 교류하기를 거부하고 자신 만을 증식하는 세포가 암. 암세포는 늘 생겨나고 사라져. 면역계가 암세뵤를 통제할 수 있으면 공존가능.
몸을 주인공으로 보면 병은 대상화된다. 병을 중심에 놓고 몸을 보면 어떨까? 병이란 내 몸의 가능성과 잠재력이다. 이렇게 엄청난 병을 않을 수 있다니. 몸이란 얼마나 위대한가.
* 사주명리학. 자신을 번뇌에 빠뜨리는 그 오행이 곧 운을 바꾸는 구원처라고 보는 이치와 동일.
* 붓다는 6년 고행시절, 인간이 앓는 404가지 병을 다 마스터했다고 함.
병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 병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원수와 적이 아니라 친구 스승 연인이 되는 그런 인식의 대전환이 가능하다면
천지만물이 다 약이다(332)
수부
토부
곡부
금부.조류
수부.동물
충부
과부.과실
채부
초부
목부
옥부
석부
금부.
-> 자연사 박물관.
군신좌사 ㅡ 처방은 서사다(342)
약은 성분과 요소로 환원되지 않아. 어떤 조건과 배치에 놓이느냐에 따라 약성이 아주 다르게 표현된다. 처방이란 약재의 잠재력 및 여러 약재들 사이의 힘과 기를 배합하는 관계의 기술임.
가장 중요한 것은 계절과의 조화.
봄에는 서늘한 풍약을 넣고 여름에는 매우 차가운 약, 가을에는 따뜻한 기약, 겨울에는 뜨거운 약을 넣어.
병제학의 하이라이트:
군.임금.병의 주요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
신.신하.군약을 보조 치료에 힘을 보태는
좌.보좌관.부차적 증상을 치료.군약의 악성을 조절
사.전령사.약을 병의 처소로 이끌어거는 약물.
명현반응 ㅡ 아파야 낫는다(349)
토한하 삼법
사기를 빼내는 가장 빠른 방법. 병의 속도와 강도가 세진다는 의미. 이열치열 죽기 살기로 병과 맞짱뜨기.
임상의학. 토하고 땀을 내고 설사하는 것은 하나 같이 다 미개한 짓. 치유의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체력적 소모와 통증을 견디려하지 않아. 치료는 무조건 통증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인해서다.
#진통제. 병을 망각하는 방법.병은 계속되고 있는데 나는 병을 모른다. 그러면 병증은 더더욱 깊이 잠복하게 되고 병과 몸 사이의 연결고리는 끊어져 버림.
통증. 병이 나에게 보내는 전령사.
#통증에 대한 인식. 명현반응. 약을 먹거나 침을 맞앗일 때 아픈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 통증은 반드시 겪어야 하는 것.
병은 내 몸과 외부의 기운이 어긋나서 발생한다. 따라서 그 책임은 일단 나에게 있다. 따라서 아프다는 것은 내가 내 몸에 대해 책임지는 행위에 해당한다. #
아파야 낫는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
8장.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임신과 탄생은 병이 아니다(361)
음양의 상호전화의 원리
차별의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시대인데 어째서 임신과 출산의 모든 과정을 병리학의 차원에서 다루고 있나?
ㅡ 임신과 출산 모든 과정에 의사가 개입함.
ㅡ 산부인과 진료의 억압적 방식
여성의 몸 자체를 원초적으로 병적 대상으로 보는 것 아닌가. 월경 폐경 출산 등을 특별한 치료가 개입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간주함.
여성들은 그런 시각으로 자신의 몸을 본다.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대상화하고 약간의 문제 만 있어도 의사의 도움을 받으러 든다. 몸으로부터의 소외. 서비스 중독증. 그 결과 평생 동안 자기 몸의 주도 권을 한 번도 행사하지 못한채 살아감.
병의 관점 vs 생명의 관점
자궁의 정치경제학(367)
이팔청춘에서 청소년으로
여자.14세 남자 16세. 성적 욕망이 왕성해짐.
자궁, 아이를 키우거나 암을 키우거나?
여자. 21세 28세 폐경.49세
냄자. 24세 32세 폐경.64세
국가가 인구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생산의 토대가 되는 성생활을 적극 통제해야. 남녀간의 결혼방식 및 결혼제도를 포함하여 성윤리 전반이 모두 포함된다. 기독교가 근대정치와 손을 잡은 것도 이 대목. 기독교는 질병과 악을 동일시하고 생식을 넘어선 성욕에 대해서는 원죄 혹은 타락으로 규정함. ㄱ
근대문명의 기본뼈대, 국가ㅡ의료ㅡ종교의 트라아드가 구축됨.
그와 더불어 성욕은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하서만 아이를 낳는 생식행위를 통해서만 표현되어야 한다.
자궁은 오직 생산력에 복무해야.
우리시대 청춘남녀는 육체적으로 쇠락하기 시작할 때가 되어야 비로소 성인이 되고 성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연에 반하는 생체주기를 강요받아.
여성의 성욕은 더더욱 통제의 대상이 됨. 위생귄력은 여성의 자궁을 철두철미하게 감시. 자궁적출술은 제왕절개술 다음으로 널리 시행됨.
자궁은 아이를 키우거나 암을 키우는 것. 이것이 임상의학의 대전제.
암을 미리 예방한다는 이유로 멀쩡한 자궁을 제거함.
난소 유방등 여성의 기관은 다 이런 논리에 종속됨.
남자틀도 생식기 질환이 많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면 생식기를 미리 미리 절단해도 되나?
자궁의 순환을 허하라(374)
여성 교육과정에 체육이 부재함.
여성의 몸은 철저히 남성의 시선에 가두어졌다.
여성은 자기 몸과 대화하는 법을 잊어버려.
여성은 자기 몸을 보는 시선은 오직 이적 기준임.
여성의 질병 대부분은 월경과 관련 있어.
체육교육 없고 운동하지 않아. 다이어트
몸이 울체되니 정서가 중독으로 지닫는다. 온갖 중독.
그에 비래하여 자긍근종이 늘어나고 산부인과 병원이 늘어나.
폐미니즘. 10대의 체육교육 의제화 해야. 여성이 스스로 자기 인생을 주도하는 생체에너지가 없다면 여성억압에 대한 제도적 법적 저항이 다 무슨 소용.
운명의 주도권은 몸에서 나와. 몸은 역동적인 에너지장임.
생리불순. 심각한 생리통 자궁암 난소암
섹스거부 섹스리스부부
모두 자궁의 순환에 문제가 있어. 즉 몸을 쓰지 않고 성욕을 자연스럽게 발현하지 못하기 때문.
폐경., 인생의 금화교역(279)
여름에서 가을로 옮겨 가는 준간이 바로 폐경기다.
폐경이란 축복이다.
홍조 우울 불안 건망증 신경.심혈관질환은 화기가 성한 것. 피부탄력 손실 골다공증 질건조 외음부 가려움등 비뇨생식기 질환은 금기가 쇠한 것. 화를 누르고 금을 북돋으면 호르몬에 의존하지 않고도 갱년기 증상을 이겨낼 수 있어.
임상의학적으로 이제 더 이상 여자구실 못할거라는 인식.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
폐겅기 여성 49세 남성 64세.
여성성의 해방은 그런 욕망의 배치 즉 성욕과 구애의 대상으로 부터의 탈주다.
폐겅기 이후 여성성은 다른 방식으로 훨씬 더 깊게 넓게 고양된다. 생리가 멈추면 지혜가 쌓이고 이 지혜로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것이 자연스런 코스. 대지의 모성으로 발현됨.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호르몬제가 아니라
스스로 몸에서 작동하는 우주적 지혜를 알아차리는 배움의 현장이다#
여생의 양생술 ㅡ 공감하라 (383)
마음을 너무 써서 심화가 상행하여 자궁의 경맥이 막한다.여기서 마음은 희로우사비경공 즉 칠정이다. 치유의 키는 칠정을 조절할 수 있는 힘에 달려있다. 스스로 칠정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출구를 내야. 그러기 위해선 먼저 칠정의 얽히고 설킴을 구체적이고도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감정과 욕망이 흐르는 길을 잘 살펴보라. 연애중독증.갑상선항진증.음허화동.
이렇게 동일한 회로를 반복하는 건 감정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 생리불순 불면증 처중감소 소화불랑 각종 질병에 노출됨.
너에게 갇혀있는 감정들이 외부를 향해 흘러갈 수있도럭 통로를 여는 것 그것이 공감의 기술이다. 이 기술을 터득하지 못하면 여성의 지혜는 결코 움트지 못해.오히려 나이들 수록 감정의 회로는 더욱 고착된다. 남는 건 치명적인 자궁질환 아니면 우울증.
인생이란 나 외의 다른 존재들과 접속하는 것.
여성의 몸과 '앙띠-오이디푸스'(415)
여성의 몸과 삶의 관계를 탐색해본다. 키워드는 오이디푸스.
1년짜리 프로그램, 기말 에세지 발표, 주제는 "글쓰기의 존재론, '나는 왜 글을 쓰는가?'"
- 성별로 여성이 압도적, -> '여성의 존재론, 여성의 글쓰기'
- 대부분의 여성이 자신의 과거를 상처와 불행으로 기억한다는 점이 가장 놀라워
- 그 상처에 의해 현재의 삶이 상당 부분 훼손되고 있었다.
- 정체불명의 무력감과 외로움에 시달려는 중산층 주부
- 유년기의 고독과 외로움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는 40대 독신여성
- 콤플렉스의 탄생, 딸이라 칭찬을 덜 받고 자랐다는 미모의 20대 여성
객관적 정황과 무관하게 여성들을 지배하고 아주 견고한 정서적 회로가 있는게 아닌가?
- 우리시대 여성들을 지배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인정욕망'
- 그 욕망의 대상은 처음엔 부모, 다음엔 남편, 그리고 아이들임.
- 인정욕망 자체가 문제라 할 수 없다. 타자들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통과의례 같은 것이니.
- 그 대상들이 모조리 가족 안에 갇혀 있다는 건 참 기이한 현상이다.
- 모든 여성들이 오이디푸스 삼각형의 굴레에 갇혀 있는것일까?
- 인정욕망의 대상이 친구, 조직, 신, 멘터, 우상 등 다향할 수 있는데, 왜 여성들의 시선은 오로지 가족으로만 쏠려 있는 것일까?
- 이 회로는 자폐적이다. 따라서 다들 자신만이 이런 상처와 불행을 끌어안고 있다고 여긴다. 달리말하면 타자들의 고통에는 전반적으로 무관심하다. 그러니 당연히 자신의 상처가 '가장 크고 특별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내가 나를 '상처받은 존재'로 간주하는데, 누가 내 인생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준단 말인가? 또 이런 구도하에선 성숙이 불가능하다.
- 성숙이란 어떤 사건들을 더 큰 좌표 속에서 볼 수 있는 힘이다. 사회적으로 전지구적으로 생명의 역사라는 우주적 차원으로 인과의 그물망을 넓게 칠 수 있는 힘이 곧 성숙이다. 인과의 좌표가 달라지면 사건도 달라진다. 그러면 다른 사건들과 타자 들을 맞이하기 위하여 과거의 상흔들을 기꺼이 떠나보낼 수 있다.
- 반대로 계속 동일한 인과 속에 갇혀 있으면 과거의 기억들은 결코 나를 떠나지 않는다. 결국 어느 순간 상처와 기억이 곧 내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누구를 만나도, 어떤 사건을 겪어도 다 동일한 방식으로 재구성해 버린다. 노스럽은 일찍이 이런 패턴에 대해 깊이 탐구한 바 있다. 그녀는 경고한다. "의식이 몸을 지배한다"고 여성들이 앓는 각종 질병들 - 생리통에서 자궁암까지 - 은 이런 의식의 회로와 고스란히 중첩되어 있다.
- 그래서인가, 우리시대 여성들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거룩한' 일을 하고도 도무지 지혜가 늘지 않는다. 출산과 양육에 인간의 행위 가운데 가장 자연에 가깝다. 생명과 우주의 원초적 리듬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기 때문이다.
- 남성들은 자연의 '비밀지'를 깨우치기 위해 먼 길을 떠나지만 여성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여성적 자연지는 식사를 준비하거나 육아를 하는 등 일상적인 행위의 연장선상에 극히 자연스런 형태로 탄생하는 지성이므로 훨씬 일상성이 높은 지성이라고.
- 아이를 낳는 일을 통해 저절로 우주적 창조의 과정에 접속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에겐 일상 자체가 자연이고, 곧 자연의 지혜를 터득하는 과정이다.
- 하지만 자연지와 여성의 삶 사이의 '복된' 결합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여성들은 더 이상 자기 삶과 몸의 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몸은 병원과 제도에 맡기고 마음은 오이디푸스 안에 갇혀 버린 채 여성들은 자연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탈해 버렸다.
- 우리시대 여성의 삶에도 오이디푸스를 넘어선 '자연지'의 회복이 절실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행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 "왜 글쓰기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도 거기에 있다. 글쓰기란 몸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투의 일환이다. 전투의 제 일보는 배움의 자세다. 배움이야말로 최고의 생존전략이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것, 뇌의 시냅스가 활발하게 작동할 수 있는 행위는 무엇인가? 바로 배움이다. 배움은 곧 타자와의 능동적 접속이자 삶의 현장에 적극 개입하는 하는 실천적 행위다. 그 행위들이 교양과 정보의 지리한 나열에 그치지 않으려면 글쓰기를 통해 지성의 수위를 높여가야 한다.
- 여기서 말하는 글쓰기는 치유의 과정이 아니다. 우리 시대에 있어 치유란 평균적 삶을 누리는 데서 끝난다. 평균적 삶이란 바로 중산층의 단란한 가정이라는 환타지, 즉 다시금 '오이디푸스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 글쓰기란 그런 식의 치유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주도해 갈 수 있는 능동적 단련을 의미한다. 자기수련으로서의 글쓰기, 자기구원으로서의 앎!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이다.(421)
에필로그. 글쓰기와 호모큐라스
Ct mri 유효율 4%
유방암 확진율 0.68%
미병과 조기단계에서 개입할 수 있는 평의. 주치의 제도.
병의 원인은 아주 간다. 음식과 운동, 칠정과 관계.
호모큐라스, 자기 몸의 연구자.
케어 치유 돌봄-> 자기수련이란 용어가 적절.
치유.정상인이 되는 것과 관련.다시 가족삼각형에 무난히 진입하는 것
원래의 정상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생로병사라는 전 과정을 자신의 힘으로 넘어서겠다는 발심을 일으키는 것, 그리고 실천을 통해 그것을 닦아가는 과정이 곧 수련.
잘 산다는 건 아플 때 제대로 아프고 죽어야 할 때 제대로 죽는 것. 그 과정들의 무수한 변주에 불과하다.
몸이 아퍼 존재의 축이 자꾸 허물어지는데도 자기를 돌아볼 줄 몰라. 기껏해야 한다는 게 한탄 원망 죄의식 무력감(니체가 말한 노예의 도덕)으로 충만됨.
왜 아픈지 이 고통의 의미가 무언지 이것이 나를 둘러싼 관계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알고자하는 것. 무지의 늪에서 앎에대한 열정으로의 대전환. 여기서 자기수련이 시작된다.
글쓰기와 자기수련(434)
의역학에는 구체적인 윤리적 실천이 수반되어야. 행을 닦아야. 그럼 어떤 행이 필요한가? 108배 등산 걷기 낭송..동일한 공간 동일한 시간에, 몸에 시공간의 기운을 저장하므로.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반드시 앎의 의지와 욕망이 같이 가야한다. 이것이 없으면 어떤 실천이나 수행도 매너리즘에 빠짐. 글쓰기가 가장 좋은 수련법.
우리시대, 스펙터클 중독증에 뭍들어. 신체가 전적으로 외부를 향해있어. 몸과 마음 사이가 해체적. 이 간극을 줄이는 수렴작용이 필요함. 글쓰기가 그에 관한 최고의 기술. 글쓰기는 지성의 정점.
자신의 몸과 삶을 언어로 조직할 수 있으려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집중력이 곧 정기신의 확보다.
먼저 독서의 밀도가 높아져야.글이란 시작부터 끝까지 모는 것을 책임져야 한다. 성찰과 수렴능력을 키우는데 최고.
동의보감.
5장. 몸. 타자들의 공동체
꿈은 사라져야 한다.(187)
꿈은 병증의 표현이다. 생리적 기전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심리적 영상을 만들어 낸다.(190)
가족문제건 성적 문제건 외부의 사기가 침투한 때문이건 모든 사항을 음양오행이라는 자연주의적 원리에 입각하여 해석한다. 꿈도 우주적 연기조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치료법 역시 그 원리하에서 도출된다. (190)
숙면이 건강한 것.
호모 로퀜스
시각이 특권화된 시대.
소리 말 음색 어조가 얼마나 삶과 몸에 중요한 사항인지도 잊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소리와 말은 내 안의 소수자다. (194)
소리가 매끄럽게 잘 나오려면 심장과 폐, 신장이 두루 화평해야 한다. 특히 신장에 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목소리가 위로 올라오질 못한다.
소리가 매끄럽게 나오지 않으면 외부와의 관계가 단절되어 버린다. 소리는 나와 외부 사이를 연결해주는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195)
목소리는 그 사람의 오장육부의 상태를 반영한다. 그리고 오장육부의 원천인 오행의 기운적 배치에 따라 각기 다른 음색들이 존재한다.
언어는 성음의 결정체다. 인간에게 있어 언어는 단지 소통의 매개가 아니다. 언어를 통해 표상을 만들고 세계를 구성한다. 내 언의의 한계가 곧 내 삶의 크기이자 운명의 지도이다. (198)
말을 저대로 못한다는 건 언어적 테크닉의 문제가 아니라 심신의 교통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섬어. 어지럽게 말하는 것
정성. 말을 계속 반복하는 것
예.치매로 인한 반복. 모든 기억이 그 고통의 시간에 묶여버려 고통의 상황을 반복해서 말하는 이.
존재 자체가 소통불능의 상태가 되어버린다. 소리와 말을 컨튼롤하지 못한다는 건 생리적 기전은 물론 사회적 소통의 단절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실로 치명적이다.
소리를 잘 다스리기위한 생활규칙.
해가진 뒤 말하지 말것
식사할 때.
누운채로
길을 걸을때(201)
요즘 사람의 언어능력은 심각한 수준.
자신의 경험에 서사적 육체를 입히는 능력도 타인의 서사에 귀기울이는 능녁도 동시에 하락하고 있다. 단체적 샤우팅아니면 홀로 독백하거나.
이런 양극단을 오가지 않으려면 자신의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 소리와 말은 내 안의 타자다. 이 타자들과의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른 존재에게로 다가가는 교량 또한 폭파되고 만다. 자신의 소리와 교감하는 최고의 방법 가운데 하나가 고전을 낭송하는 것이다. 묵독을 통해서는 형해화된 뜻을 취하고 말지만 소리내어 읆게 되면 그 지혜가 율려를 타고 내 몸속으로 흘러들어 오게 된다.
인간은 언어로 사유하고 언어로 삶을 창조하고 언어로 세상을 만든다는 것 마침내 언어의 길을 끊고 언어 저편의 도를 깨우치기 위해서도 반드시 언어라는 매개항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 고로 인간은 호모 로퀜스다. (203)
충, 내 안의 이주민들
우리 몸은 이주민들의 천국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이주민들이 나를 활기 있게 한다. 왜냐면 이질성을 퇴치하기 위해 백혈구를 비롯하여 각종 면역계가 맹렬히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들을 무작정 몰아내면 내적 긴장감이 똑 떨어지고 만다. 그 결과 백혈구가 작동하지 않거나 자기편을 공격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면역계 질환이다. 결국 충과의 전투에서 패배한 셈이다. 오히려 충들의 성질만 더럽게 만들어 버렸다. 슈퍼박테리아의 귀환과 온갖 유형의 중독증들(예, 단맛)이 그 증거다.(211)
통오줌,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20세기 초 서구에서 도래한 근대문명은 이 똥오줌을 가시권에서 치우면서 시간했다고 보아도 좋다. 근대 이전 뒷간은 일상과 연결되어 있었다. 해우소. 근심을 덜어내는 곳.
사람은 음식과 호흡과 칠정으로 삶을 영위한다. 이것들이 원만하게 순환하려면 충분히 부숙(썩어서 익음)되고 남은 것들은 몸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 미련없이 떠나야 한다. 남아 있으면 담음, 어혈, 소화장애 등 각종 병을 일으키는 건 말할 것도 없다.(213)
요실금, 이것은 방광이 조여주지 못한 탓. 이경우엔 폐기가 허해서이다. 폐는 기를 주관한다. 술에 취하거나 포식을 한 후 성욕을 남용하면 소변에 장애가 생긴다. (215)
가장 먼저 자신의 똥오줌을 잘 살피는 일부터 해야한다.
샤워.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몸에 해롭다.
똥오줌을 시야에서 치워버리는 것과 청결강박은 함께 간다. 바이러스와 세균 공포도 커진다. 현대인들의 피부는 날로 건조해지고 있다. 그 병증이 곧 아토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