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

백_일홍 2023. 7. 12. 20:46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

영국의 생물학자가 들려주는 ‘일상의 영성’을 가능케 하는 7가지 방법

 

루퍼트 셀드레이크

 

인간 너머의 자연과 재연결하는 수행

 

앉는 자리 마련하기 

야외에 혼자 조용히 방해받지 않고 않아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찾는다. 숲이나 목초지, 강변 가까이 살면 그런 곳에 앉을 자리를 찾는다. 혹은 정원이나 지붕 위 등,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앉을 자리를 찾는다. 

 

이 수행은 단순하다.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다. 밤과 낮 시간에 따라, 그날그날의 날씨에 따라, 계절마다 그 자리가 달라지는 걸 알아 간다. 주위 사방을 알아차리고, 태양이 하늘에서 움직이는 경로를 알아차린다. 거기서 자라는 식물과 그곳에 사는 동물과 그곳을 지나는 동물을 알아간다. 바람 소리를 듣는다. 새소리를 듣고, 그것으로 어떤 새인지 알아내는 법을 배운다. 

 

도보 여행가 존영은 우리가 20분가량 조용히 앉아 있으면 주변의 동물들이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불안하게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 동물들, 특히 새의 공고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정원에 있으면 가까운 데서 고양이가 걷고 있다고 새소리가 경고할 것이다. 숲에서는 새소리가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 움직이는 때와 장소를 알려 줄 것이다. 

 

당신이 있는 곳에서 생명을 경험함으로써 당신은 자신의 생명을 인간 너머의 세계와 연결할 것이고, 곧 더 큰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낄 것이다. 155

 

태양 의식하기 

아침에 태양에게 인사하라. 날씨가 좋지 못한 날에는 구름 뒤에 숨겨진 태양을 돌아보라. 집에서 동쪽을 볼 수 없으면, 햇빛이 태양으로부터 와서 창문을 통해 들어온 것을 알아보라. 

 

낮에 여유 시간이 생기면 태양을 향한다. 태양을 똑바로 보지 말라. 하지만 일출이나 일몰 때 태양이 너무 눈부시지 않을 때는 태양을 똑바로 보고 햇빛과, 그것을 통해 빛나는 모든 빛의 근원에 대해 감사하라. 태양의 신성한 광휘가 당신의 명상을 비추어 주기를 요청하라. 155

 

 

식물과 함께 하는 두 가지 수행

 

꽃으로 하는 수행 

이 수행에는 작고 저렴한, 손잡이 달린 확대경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건 값도 가장 싼 10배 확대경이다. ... 이 수행에서는 꿀벌의 시각으로 꽃을 보게 된다. 꿀벌은 먼 거리에서도 꽃을 볼 수 있고, 다른 동물보다 더 꽃에 끌린다. 꽃 위에 내려 앉고, 꽃 안으로 기어들어 간다. 그때 꿀벌은 에워싸는 듯한 색의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확대경을 이용해서 꽃 속으로 들어가 보면, 꿀벌의 시각으로 새로운 경험의 세계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금련화와 디기탈리스처럼 꿀벌이 지나갈 수 있는 굴이 있는 꽃이 이런 관찰을 하기에 적당하다. 

 

나무로 하는 수행

사는 곳에서 가까이 있는 나무를 한 구루 정해 놓고, 계절에 따라 낮과 밤의 다른 시간에 자주 찾아가서 관찰한다. 꽃이 피는 나무라면, 꽃이 한창 피어 가장 아름다룰 때 꼭 그 나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할 수 있으면 그 나무 아래 앉아 나무잎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를 듣는다. 나무 뿌리가 땅속으로 뻗은 걸 상상한다. 뿌리는 적어도 나무 줄기에서 가지들이 뻗은 만큼 뻗었을 것이고, 아마도 그보다 훨씬 더 멀리 나갔을 것이다. 나무의 근계는 공생적 균근의 진균망에 연결되어 있다. 식물은 균근에게 당분을 공급하고, 균근은 흙에서 무기질을 흡수하여 식물에게 전해 준다. 뿌리는 흙에서 물을 끌어올리고, 나무 줄기는 하늘 높이 솟아 있고, 나뭇잎은 햇빛에 열려 있다. 나무는 정말로 하늘의 영역과 땅의 영역을 연결하고 있다. 팔로 나무 줄기를 안고 있으면, 목질 속에서 수액이 올라가는 것과, 뿌리에 영양을 주려고 나무 꼅질 속에서 당분이 흘러내려 가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런 양방향의 흐름은 뿌리와 새싹, 어둠과 빛이라는, 나무의 근본적인 양극성을 나타낸다. 수액은 뿌리의 어둠으로부터 위로 흘러 올라가서 잎과 꽃에 이르고 빛에 이른다. 당분은 잎으로부터 흘러 내려가 뿌리에 영양을 공급한다. 

 

나무에게 질문하면 아마도 대답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가 보거나 느끼거나 들을 수 있는 대답일 것이다. 화나거나 혼란스러울 때 나무에게 당신의 화, 걱정, 술픔을 흡수해서 감정을 변화시켜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당신보다 크고 나이 많은 데다가 당신이 죽은 후에도 더 오래 살게 될 생명 형태인 나무와 관계를 맺으면, 나무는 당신의 삶과 문제들을 훨씬 더 넒은 관점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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