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향모를 땋으며

향모를 땋으며(3)_딸기의 선물.바침

백_일홍 2024. 7. 25. 13:17

딸기의 선물

'선물''이 발치에 한가득 뿌려져 있는 세상'이라는 나의 세계관을 처음 빚처낸 것은 딸기였다. 선물은 나의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공짜로 온다. 내가 손짓하지 않았는데도 내게로 온다. 선물은 보상이 아니다. 우리는 선물을 제 힘으로 얻을 수 없으며 자신의 것이라고 부를 수 없다. 선물을 받을 자격조차 없다. 그런데도 선물은 내게 찾아온다. 우리가 할 일은 눈을 뜨고 그 자리에 있는 것뿐이다. 선물은 겸손과 신비의 영역에, 우연한 선행으로서 존재한다. 우리는 선물이 어디서 오는지 알지 못한다. 46

루이스 하이드는 선물 경제를 두루 연구했다. 그는 "대상이 계속해서 풍요로운 것은 우리가 선물로 대하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자연과의 선물관계는 "자연의 증식에 우리가 참여하고 의존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공식적 주고받기다. 우리는 자연을 우리가 착취해도 좋은 이방인이나 외부인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일부로 대한다. 선물 교환은 선호되는 교환 형태다. [자연의] 증식 과정을 조화시키거나 거기에 참여하는 교환이기 때문'이다. 55

우리의 현대 세계에서 대지를 다시금 선물로 이해하고 세상과의 관계를 다시금 성스럽게 하는 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장 경제에서도 '마치' 생명의 세계가 선물인 것처럼 행동할 순 없을까? 

우선 윌리에게 귀를 기울여보자. 선물을 팔려 드는 사람들이 있지만, 월리가 판매용 향모를 놓고 말하듯 "사지 말라" 참여 거부는 도덕적 선택이다...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옛 이야기를 복원할 자유가 있다. 

이 이야기 중 하나는 우리가 의존하는 생명의 체계를 지탱한다. 이 이야기 중 하나는 세상의 풍요과 너그러움에 감사하고 감탄하며 살아가는 길을 열여준다. 이 이야기 중 하나는 받은 선물을 똑같이 배풀라고, 세상과의 관계를 찬미하라고 요청한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온 세상이 상품이라면 우리는 얼마나 가난해지겠는가? 온 세상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선물이라면 우리는 얼마나 부유해지겠는가? 57

 

 

바침

나는 오래전에 우리 부족도 아침 노래와 기도와 성스러운 담배를 바치며 감사드렸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시절 우리 가족에게는 성스러운 담배가 없었으며 우리는 노래도 몰랐다. 우리 할아버지가 기숙 학교 문간에서 빼앗겼다. 하지만 역사는 돌고 돌며 다음 세대인 우리는 아비새로 가득한 우리 조상의 호수로, 카누로 돌아왔다. 61

나의 존재와 행위는 대부분 우리 아빠가 호숫가에서 행한 바침으로 감싸여 있다. 지금도 '타하와스의 신들께 바칩니다'라는 감사의 말로 하루하루를 시작한다. 생태학자, 작가, 엄마, 과학 지식과 토박이 지식을 넘나드는 여행자로서 내 이 임무는 이 축문의 힘에서 자라난다. 이 축문은 우리가 누구인지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받은 선물과 이 선물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떠올리게 한다. 제의는 속함의 매체다. 우리가 가족에게, 부족에게, 땅에 속해 있음을 일캐워주는.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