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게_정화

제13구. 구세십세호상즉(九世十世互相卽)

백_일홍 2020. 1. 4. 07:05

(법성게)제 13구.

구세십세호상즉(九世十世互相卽)

구세와 십세가 서로 같지만

 

연기의 자장은 나눌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

언제나 연기의 장이라는 총상에서 낱낱이며

이 낱낱이 그대로 연기의장인 데서만이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것입니다. 연기의 장에서

낱낱은 무자성의 공성으로 같고

그 가운데 자신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는

데서 보면 서로 다른 것입니다.

 

(법계의 노래)

과거가 과거가 되는 것은

현재가 계속해서 변하고 있기 때문

 

변하지 않는다고 하면

과거도 없고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겠지요.

 

그래서 부상한 변화 그 자체가

미래를 현재화시켜 간다고 할 수 있지요.

 

여기서 보면 모든 변화의 순간들은

그 자체로 이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어느 순간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모든 시점이며

 

각각의 시점은 자신의 시간을 만들면서도

과거로 현재로 미래로 있기 때문에

과거가 단지 과거가 아닌 것처럼

 

하나의 시점이

곧 구세 십세의 시점이 되어야겠지요

 

그래서 낱낱 얼굴은

제 모양을 가지면서도

어느 시점에 머물지 않는

얼굴

 

(해설)

낱낱의 별상이 총상을 껴안고

 

과거의 과거, 과거의 현재, 과거의 미래, 현재의 과거, 현재의 현재, 현재의 미래, 미래의 과거, 미래의 현재, 미래의 미래의 구세와, 현재의 일념이 합쳐 십세가 됩니다. 이 십세의 낱낱 하나는 그대로 나머지 아홉개가 된다는 것으로 하나의 시간이 그대로 일체의 시간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는 어떤 하나의 시간이 나머지 시간을 대표한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 하나가 그대로 십세의 시간이 된다는 뜻입니다. 152

 

과거의 과거라고 하는 시간은 자신의 시간으로 있으면서 그 자체가 모든 시간의 총체가 되고 있습니다. 만일 총체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과거의 과거 없이도 다른 시간이 있을 수 있고, 또한 십세를 이루는 낱낱은 상호관계없이도 존재할 수 있게 됩니다.

 

곧 부분은 전체를 나누어서 부분으로 환원되었을 때는 이미 그 이름을 상실하게 됩니다. 또한 부분이 모여서 전체를 이루는 것도 아닙니다. 부분과 전체는 총상에서 부분과 전체로 존재하는 것이지, 이 관계를 떠나서는 개별자의 별상이나 전체의 총상은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153

 

연기의 장은 나눌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언제나 연기의 장이라는 총상에서 낱낱이고, 이 낱낱이 그대로 연기의 장인 데서만이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것입니다. 연기의 장에서 낱낱이 자기로 환원될 수 없음에서 낱낱은 무자성의 공성으로 같고, 그 가운데 자신의 모습을 이룬 데서 보면 서로 다릅니다.154

 

십세의 낱낱도 시간을 이루는 전체의 연기의 장에서만 십세를 이야기할 수 있을 뿐, 총상으로 연기의 장을 떠난 자신의 실체로 환원할 수 있는 시간은 없습니다.

 

연기의 장에서 모든 것들은 생성소멸하면서 순간순간 연기의 장을 새롭게 이루면서 동시에 해체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생성소멸은 단지 하나의 생성소멸이 아니라 연기 전체의 장을 생성소멸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는 그대로 온 우주의 얼굴이며 온 우주는 그대로 하나의 얼굴입니다. 낱낱 하나하나가 다 이와 같기 때문에 다양한 얼굴 그대로가 우주의 얼굴이고 우주의 얼굴은 다양한 얼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