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향모를 땋으며

향모를 땋으며(6)_엄마의 일.수련의 위로

백_일홍 2024. 7. 25. 13:41

엄마의 일 A Mother's Work

우리 포타와토미 부족에서 여성은 물의 수호자다. 우리는 제의에 쓸 신성한 물을 나르고 그 물을 대신해 행동한다. 자매가 말했다. "여자들이 물과 자연적 유대 관계를 맺는 것은 우리 둘 다 생명을 낳는 존재이기 때문이야. 우리는 몸 속 연못에 아기를 품지. 아기는 물결을 타고 세상에 나와. 우리의 모든 관계를 위해 물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임무야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조건에는 물을 보살피는 것도 포함된다. 144

좋은 엄마가 된다는 것은 세상을 돌보는 법을 자녀에게 가르친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나는 딸들에게 텃밭 일구는 법과 사과나무 가지치는 법을 알려주었다. 사과나무는 물 위로 가지를 뻗어 그늘을 드리운다. 봄이면 분홍색과 흰색의 꽃 무리가 언덕 아래로 향기의 기둥을 내려보내고 물 위로 꽃잎 비를 뿌린다. 하늘하늘한 분홍색 꽃에서 꽃잎이 질 때 부드럽게 부푸는 씨방, 덜 익은 열매의 시디신 초록색 구슬, 황금빛으로 여문 9월의 사과에 이르는 사과나무의 계절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사과나무는 좋은 엄마다. 해마다 세상의 에너지를 자신에게 모아들였다가 자식에게 전달하여 열매를 맺는다. 자식을 세상에 내보낼 때는 세상과 나눌 수 있도록 단맛이라는 여장을 단단히 챙겨 보낸다. 146

폴라 건 앨런은 <빛의 할머니들>이라는 책에서 달의 모양이 바뀌듯 여성의 역할도 삶의 국면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딸의 길'을 걸으며 삶을 시작한다. 이때는 배우고 부모의 보호 아래서 경험을 쌓는 시기다. 그다음은 자립의 시기다. 이땓 반다시 해내야 할 과제는 자신이 세상에서 어떤 존재인지 배우는 것이다. 이 길을 따라 우리는 '어머니의 길'에 이른다. 앨런에 따르면 이때는 '영적인 지식과 가치가 자녀를 위해 송두리째 요청되"는 시기다. 삶이 점점 커지는 나선형으로 전개되듯, 아이가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 지식과 경험으로 충만한 어머니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부여된다. 이제는 자녀보다 더 넒은 원, 즉 공동체의 안녕에 힘을 쏟을 시기라고 앨런은 말한다. 그물은 점점 넒어진다. 원은 다시 둥글게 휘어지고 할머니는 '선생의 길'을 걸으며 젊은 여인들에게 본보기가 된다. 앨런이 상기시키듯 노년에 이르러서도 우리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나선은 점점 넒어져 슬기로운 여인의 영역은 자신을, 가족을, 인류 공동체를 넘어 지구를 끌어난고 대지를 보살핀다. 148

 

 

수련의 위로 The Consolation of Water Lilies

 

Yellow pond lily 황수련


과학자들은 수면의 수련 잎에서 뿌리줄기로 산소가 이동하는 것이 느린 확산 과정일 뿐이라고, 산소 농도가 높은 공기 중으로부터 농도가 낮은 물속으로 문자가 비효율적으로 표류하는 것이라고 생각 했다. 하지만 새로운 탐구의 결과 산소의 흐름이 발견되었다. 우리가 식물의 가르침을 기억했다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을 사실이었다.

새 잎은 발달중인 어린 조직의 빡빡한 통기 간극에 산소를 빨아 들이는데, 이곳의 밀집도로 인해 기압 경도가 발생한다. 오래된 잎은 가장자리가 찢기고 뜯겨 통기 간극이 성기며, 이 때문에 압력 이 낮은 부분이 생겨 산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기압 경도는 어 린 잎이 빨아들이는 공기를 잡아당긴다. 어린 잎은 공기로 가득한 모 세관 그물로 연결되어 있어서 산소가 어린 잎에서 오래된 잎으로 대 량 이동하는데, 그 과정에서 뿌리줄기를 통과하면서 산소를 공급한 다. 어린 잎과 오래된 잎은 하나의 긴 숨으로 연결된다. 들숨은 호혜 적 날숨을 부르며 자신들의 근원인 공통의 뿌리를 살찌운다. 새 잎에 서 옛 잎으로, 옛 잎에서 새 잎으로, 엄마에게서 딸에게로-상호 관계는 지속된다. 나는 수련의 가르침에 위로받는다. 157

좋은 엄마 중의 첫 번째인 대지는 우리가 스스로 마련할 수 없는 선물을 우리에게 준다. 내가 호수에 와서 "밥 주세요"라고 말했음을 깨닫지 못했지만, 나의 공허한 심장은 다시 충만해졌다. 내게도 좋은 엄마가 있었다. 그녀는 우리가 달라고 하지 않아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준다. 오래된 어머니 대지님도 지치는지 궁금하다. 아니면 주는 것이 그녀에게는 곧 받는 것일까? 이렇게 속삭였다. "고마워요. 전부 다 고마워요" 158

우리는 매일 선물 세례를 받지만, 이 선물들은 우리에게 가지라고 준 것이 아니다. 선물의 생명은 움직임에, 공유된 숨의 들이쉼과 내쉼에 있다. 우리의 할일은 선물을 전달하는 것이요. 우리가 우주에 내주는 것이 언제나 돌아올 것임을 믿는 것이며 거기에 기쁨이 있다.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