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케이드 헤드의 불
그러나 지금 나는 그저 그곳에 가만히 선 채 환희와 비탄의 맛이 나는 이름 없는 감정을 느끼며 빰 위로 눈물을 흘렸다. 환희는 일렁가리는 세상의 존재로 말마암을 것이요. 비탄은 우리가 잃은 것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풀은 불에 타던 잠을, 종 경계를 넘어선 사랑의 불로 길을 밝히던 밤을 기억한다. 오늘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나마 아는 사람이 있을까? 풀밭에 무릎을 꿇으니 슬픔의 소리가 들린다. 마치 땅이 자신의 백성을 위해 우는 듯. 365
그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땅을 사랑하는 것 사이에 우리 스스로 놓은 괴상한 이분법이다. 우리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힘이 있음을,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음을 안다. 하지만 우리는 땅을 사랑하는 것이 그저 내면의 문제인 것처럼 행동한다. 머리와 가슴의 테두리 밖에서는 아무런 에너지를 발휘하지 못하는 듯. 캐스케이드 헤드의 고재대 프레리에서 또 다른 진실이 밝혀지고 땅을 사랑하는 능동적 힘이 드러난다. 366
우리는 죽하와 지지의 결속을 우리 종을 넘어서 우리를 필요로 하는 다른 종에게 확대할 수 있을까? 368
포타와토미족 이야기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이 한 언어를 스던 때가 있다고 기억한다. 우리는 자신의 삶이 어떤 모습인지를 서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선물은 사라졌고 우리는 그만큼 빈곤해졌다. 370
데이터를 사랑하거나 p-값에 경탄하여 현장에 온생태학자는 한명도 못 만나돴다. 과학은 종 경게를 건너는 방법, 인가의 피부를 벗고 지느러미나 깃털이나 잎을 입고서 다른 존재들을 회대한 온전히 아는 방법일 뿐이다. 과학은 다른 종에 대해 친밀감과 존경심을 형성하는 방법일 수 잇으며, 이에 비길만한 것은 전통 지식 보유자의 관찰밖에 없다. 과학은 친족성에 이르는 길이 될 수 있다 . 371
뿌리는 내려놓다
모호크족은 이민자의 물결에 보금자리를 빼앗시고 뉴욕 교외의 이 풍요로운 유역에서 이 나라 구석으로 밀려났다. 한 때 이곳을 주름잡던 대하우데노사우니(이뤄쿼이) 연맹 문화는 소규모 보호구역의 누더기로 전락했다. 민주주의, 여성평등, 위대한 평화읭 법 같은 개념에 처음으로 목소리를 입힌 언어가 멸종 위기종이 되었다. 374
언어가 죽으면 사라지는 것은 말만이 아니다. 언어는 다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 깃드는 장소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프리즘이다. 379
땅과 사람의 연결을 다시 짜는 데는 식물도 꼭 필요하다. 장소가 보금자리로 바뀌는 것은 당신을 먹여 살릴 때, 몸과 정신을 둘다 먹일 때다. 보금자리를 재창조하려면 식물도 돌아와야 한다. 카나치오 하레케로의 귀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 머릿속에는 향모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나는 그들의 옛 보금자리에 향모를 돌려줄 방도를 찾기 시작했다. 380
향모의 역사는 사람의 역사와, 파괴와 창조의 힘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칼라일에서는 졸업식 때 젊은이들이 이런 맹세를 해야 했다. "저는 이제 인디언이 아닙니다. 활과 화살을 영영 내려놓고 쟁기를 들 것입니다" 쟁기와 소는 식물상에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왔다. 모호크족의 정체성은 어떤 식물을 이용하느냐와 연관되었는데, 그것은 이곳을 보금자리로 삼으려 한 유럽 이민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친숙한 식물을 들여왔으며, 그와 관련된 잡초들이 쟁기에 붙어 따라와 토착 식물을 몰아냈다.
식물은 땅의 문화와 소유권 변화를 반영한다. 오늘날 이 들판은 구주개밀, 큰조아재비, 토끼풀, 데이지 등 향모를 뽑던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할 외래 식물로 뒤덮여 있다. 늪지대를 따라 침입종 부처꽃이 위협적으로 물결친다. 이곳에 향모를 복원하려면 식민주의의 세력을 느슨하게 하여 토착 식물이 돌아올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383
여기서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생태 복원을 뛰어넘는다. 그것은 식물과 사람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생태계를 다시 합치는 문제를 이해하는 데는 성과를 거뒀으나 우리의 실험은 토양의 산도와 수문학, 즉 정신을 배제한 물질에 치중한다. 물질과 정신을 얶으려면 감사 연설을 길잡이로 삼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땅이 사람들에게 감사를 보내는 시절을 꿈꾼다. 386
'2022년 > 향모를 땋으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모를 땋으며(14)_비의 목격자.윈디고 발자국 (0) | 2024.07.25 |
---|---|
향모를 땋으며(13)_음빌리카리아: 세계의 배꼽 (0) | 2024.07.25 |
향모를 땋으며(11)_은종소리.둘러앉기 (0) | 2024.07.25 |
향모를 땋으며(10)_받드는 거둠 (3) | 2024.07.25 |
향모를 땋으며(9)_미슈코스 케노마그웬: 풀의 가르침 (0) | 2024.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