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론(1) 연대, 혹은 인문적 삶의 양식
3장. 동무론(1) 연대, 혹은 인문적 삶의 양식 1.친구/동무, 혹은 기호의 안팎 존재보다 빠르게 다가드는 기호들의 세상. 기호의 매끄러운 자의가 친구의 끈끈한 인연에 대한 알리바이로 작동하기 때문. '사람'이 없이도 삶의 가능한 지경의 입구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 오히려 역설적인 알리바이가 되기 때문. 역설적으로, "'사람'이 없이도 삶이 가능한 지경"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그 '사람'의 기억과 향수를 잊지 못한 채, 오히려 나태하고 부지런한 후기 자본주의적 일상 속에 정연하고 속편하게 복귀하고자 열망한다. 각종의 기계-사람들이 서서히 출현하고 있지만, 그래서, 그들의 질서가 기존 현실의 질서를 눈에 띄지 않게 따돌리고 있긴 하지만, 그 끈끈한 몸의 기억들, 그 공유된 접촉의 추억들은 완강하게 의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