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전체의 사유를 이끌어 갈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나는 누구인가?이다. 인간에 의해 경험되고, 분석되고, 사유되는 그런 내용들은 자아에 덧붙여진 부가물일 수 있지만 그것이 자아의 핵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 또는 과학적으로 나 자체라고 간주하는 그 많은 것들은 실제 이 삶의 무대 위에서 내가 걸치는 가면이고 의상일 뿐, 그것은 나의 핵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 핵은 무엇인가? 그 핵은 오히려 아무런 내용도 갖추지 않은 비어 있음일 뿐이다. 언제나 허공처럼 비어 있음으로써 무대 전체를 감싸며 그 너머에 있다. 자신이 본래 비어 있음이라는 것, 공이라는 것,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무대를 장식하는 겹겹의 가면을 벗어 던져야 한다. 아상, 아견, 아만, 아애를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공으로서의 자신의 핵을 직..